-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 도중 눈물을 닦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과 대통령을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당 중진들의 이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이 이어졌다.
당권주자인 김기현 전 원내대표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지난 대선 때 저는 개고기를 판 적도 없고 양의 얼굴 탈을 쓰지도 않았다"며 전날 기자회견한 이준석 대표를 비판했다. 전날 이 전 대표가 '양두구육'(羊頭狗肉)이라며 "돌이켜 보면 양의 머리를 흔들면서 개고기를 가장 열심히 팔았고 가장 잘 팔았던 사람은 바로 저였다"고 한 점에 대한 반박이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원내대표를 지냈고 당시 이 대표와 윤석열 후보간 갈등을 중재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나경원 전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이준석 대표를 향해 "이 대표에게 멈추라고 말한다. 어제 기자회견은 지나쳐도 많이 지나쳤다"고 했다. 이어 "영민한 머리, 현란한 논리와 말솜씨를 바르게 쓴다면 큰 정치인이 될 수 있을 텐데 하는 조그만 기대도 이제는 접어야 할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이 전 대표의 '사당화'를 지적하기도 했다. "그동안 젊은 당대표라 나를 비롯한 많은 당원들이 참고 오히려 존중해 줬다"며 "대선 내내 소위 내부 총질을 집요하게 하는 모습, 지방선거 직전 일부 조직위원장을 사실상 교체하며 사당화를 꾀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 대표는 더 이상 청년정치인이 아니라 노회한 정치꾼의 길을 가고 있음을 확신했다"고 직격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13일 오후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올린 글에서 '이 XX, 저 XX'라는 욕을 들었다는 이 대표에게 "왜 그런 욕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보셨으면"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탄핵 때 당내 일부세력들이 민주당과 동조해서 억울하게 쫒겨난 박근혜 전대통령의 심정을 생각해 보신 일이 있나, 바른미래당 시절 손학규 전 대표를 모질게도 쫒아낼 때 손 전 대표의 심정을 단 한번만이라도 생각해 보신 일이 있나"며 "돌고 돌아 업보로 돌아오는 것이 인사"라고 했다.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 시장은 "나도 나와 아무런 관련 없던 디도스 사건으로 당 대표에서 물러날 때 단 한마디 억울하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고, 위장평화쇼라고 한 말이 억울하게 막말로 몰릴 때도 단 한마디 변명없이 물러났다"며 "결과가 어찌 됐던 간에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한바탕 살풀이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부디 자중자애하시고 좀 더 성숙해서 돌아오시라. 기다리겠다"고 전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