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임윤씨는 10년 전부터 주목받아온 천재 작가다. 이화여자 대학교 조형 예술 학부를 다니던 중 영국으로 떠났다. 그때 나이가 22세였다. 

영국 슬레이드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영국 정통 미술 교육의 전당임을 자랑하는 영국 왕립 미술원에 입학해 최우수 학생에게 수여하는 ‘금메달’을 받고 졸업했다. 이스트 런던 대학원에서 박사 과정 마치기도 했다. 이후 12년간 지낸 영국을 떠난 강 작가는 이탈리아 밀라노에 둥지를 틀었다.  

“영국의 다습한 기온과 다르게 이태리는 오일도 잘 마르고 빛도 아름답고 풍성했습니다. 빛이 다르니 그림의 색깔도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죠. 오일을 마르게 하는 미디움인 테라핀을 다량 섞어 물게 한 오일을 흐르는 느낌으로 표현했던 영국에서의 그림들과 다르게 이태리에서는 안료 그대로 오일에 섞어 새로운 기법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튜브를 사용할 때보다 훨씬 얇고 부드럽지만 강렬한 색을 표현할 수 있는 안료를 오일에 조금씩 개어 쓰며 제 그림도 서서히 달라져 갔습니다.”

화려한 색상과 강렬한 붓 터치로 캔버스 위에 상상의 세계를 펼치는 강 작가가 개인전 ‘라 미아 이딸리아’(La mia Italia)를 열었다. 8월 11일부터 10월1일까지 서울 통의동 갤러리 시몬에 가면 시대의 아픔과 작가의 내면을 관람할 수 있다. 

8월 11일부터 10월1일까지 서울 통의동 갤러리 시몬에 가면 시대의 아픔과 작가의 내면을 관람할 수 있다. 

강 작가는 “이번 전시 La Mia Italia (라 미아 이딸리아) 는 저의 지난 7년간의 이탈리아에서의 내 삶의 여정 동안 그린 자서전적 그림들”이라며 “앞으로 내게 있어 삶이 어느 길목에서 어떤 모험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몰라도 그 길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을 두려움 없이 받아들이고 내 그림 속 세계를 다채로운 빛깔로 가득찬 흥미로운 이야기로 채우고 싶다”고 했다. 

강 작가 그림의 밑바탕이 되는 천은 골동품 상점에서 발견한 삼베 천이다. 1940년대 혼수용으로 여성들이 집에서 직접 짠 것이라고 한다. 

강 작가는 “집에서 짰기에 다소 폭이 좁은 천을 미싱으로 이어 썼고, 그 이은 자국조차도 두꺼운 제소 뒤에 숨기지 않고 내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지윤 큐레이터는 “작가는 이 대마 섬유가 지닌 역사적 배경과 함께 자신이 작품활동을 하며 겪은 이야기를 투영해 다채로운 색상으로 엮어냈다”며 “전쟁을 겪은 여인들의 고통과 인내가 질긴 내구성을 유지하는 천에 작가의 내면과 함께 담기며 그림이 됐다”고 말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