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출범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검사 및 수사관들의 잇딴 '엑소더스'로 인력난에 시달리는 가운데 공수처에 사표를 낸 검사 두 명이 모두 대형로펌에 합류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6월 공수처 검사 중 첫번째로 사의를 표했던 문형석(연수원 36기) 검사는 이달초부터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일하고 있다. 두번째로 사표를 냈던 김승현(42기) 검사는 다음달부터 법무법인 광장에 합류할 예정이다. 최근 사의를 표한 최석규(29기) 공소부장 겸 수사3부장의 사표는 최종 반려됐다.

공수처 20여명의 검사 중 최근 두달여간 세 명이 잇따라 사표를 냈고, 올해 들어 수사관 5명이 사직하면서 공수처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이어지고 있다.  공수처법상 검사는 25명까지 둘 수 있지만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인력 충원은커녕 인력 유출이 이어지고 있어 공수처가 원래 취지인 수사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하면서 존재감도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공수처는 근무환경조차 열악한 상태다. 공수처는 정부과천청사 5동의 2개층을 사용하고 있는데, 별도 청사가 있는 검찰과 달리 출입통제와 수사대상에 관한 언론대응 등에 어려운 점이 많다. 공수처 소속 한 검사는 최근 법률전문지 기고를 통해 "공수처가 여러 문제로 조용할 날이 없다보니 청사의 다른 구성원들과 공수처 직원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며 "빨리 공수처가 내집을 마련해 다른 기관 및 업무 관계인들에게 더이상 민폐를 끼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