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강화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가상화폐 채굴 및 해킹으로 외화벌이 수단을 다각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프리실라 모리우치 전(前) 국가안보국(NSA) 동아시아 태평양 사이버 안보 담당관(현재 미국 정보분석업체 레코디드퓨처에서 동아시아 전문가로 활동 중)은 21일 《VOA(미국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국제사회의 제재 때문에 기존 금융시스템에 접근이 어려워지고 외화벌이 능력이 차단됐다"며 "제재를 피하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비트코인 채굴 등으로 얻은 가상화폐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인터넷 자료를 분석하던 중 지난 5월 17일부터 7월 3일까지 북한에서 비트코인 채굴 움직임이 있는 것을 포착했다. 비트코인 채굴 작업시 고도의 컴퓨터 계산과 많은 양의 전기, 높은 사양의 컴퓨터, 또 넓은 인터넷 대역폭이 필요한데 이런 활동이 북한에서 크게 증가한 것을 확인한 것이다.

북한이 최근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를 해킹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왔는데 북한이 이런 공격을 가할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북한의 해커들은 정교한 기술을 갖고 있고 인터넷, 네트워크, 통신 등에 해박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국 가상화폐 거래소뿐 아니라 과거 미국의 '소니영화사' 해킹에도 북한이 개입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소니 사례와 관련해서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NSA 모두 북한이 공격의 배후라고 밝혔다"며 "미국 정부는 방글라데시 은행의 경우도 북한이 배후에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이어 "북한의 사이버 공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2008년 즈음인데 당시에는 한국 정부나 민간 기업, 언론사에 대한 공격이 대부분이었다"며 "당시 해킹의 목적은 혼란을 일으키는데 집중됐었다. 그러나 현재는 자금 확충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은 비트코인 채굴로 약 10만 달러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위조지폐와 마약 거래 등 불법적인 활동으로 약 5억 달러에서 10억 달러를 버는 것에 비해 매우 적다"며 "북한이 아직 비트코인을 정권 자금 마련의 주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지만 앞으로 늘어날 수 있으며 국제사회는 이를 추적하고 제한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