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이 연일 경찰대 개혁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경찰대 폐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정 대학 출신이 7급으로 자동 임용되는 '불공정' 때문이다. 

이 장관은  2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특정 직역이 부당하게 불이익을 받거나 반대로 이익을 받는 불공정을 해결하는 건 당연하다”며 “행정고시는 시험을 보지만, 특정 대학을 졸업했다는 이유만으로 남들이 20년 걸려야 가는 자리부터 시작하는 건 불공정하다”고 했다.  이 장관은 전날 대통령 업무보고에서도 "경찰대를 졸업했다는 것만으로 시험 등을 거치지 않고 자동으로 경위로 임관할 수 있다는 것은 불공정한 면이 있다"며 경찰대 개혁안을 보고했다. 

경찰대는 1991년 설립됐으며 경찰대 졸업생은 순경보다 세 계급 위인 경위로 임용되며 경위는 일선 경찰서의 형사반장 또는 지방의 파출소장급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총경 이상 계급 754명 가운데 경찰대 출신은 469명으로 62.2%에 달한다. 반면 순경 출신은 88명으로 11.7%에 불과하다. 또 순경 출신이 고위직으로 승진하는 것은 사실상 제한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장관이 언급한 '불공정'은 이같은 현상을 뜻한다. 

과거 경찰대와 유사한 케이스로 세무대가 있었다. 1980년 설립된 세무대는 2년제이지만 졸업과 동시에 국세청과 관세청 등에 8급으로 채용됐다.  형평성과 불공정 논란이 심화되면서 2001년 세무대는 사라졌다. 

다만 정부가 경찰대 개혁 또는 폐지를 밀고나가려 해도 법 개정이 필요한 만큼 여소야대 상황에서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상민 장관은 경찰대에 대한 개혁과 견제 방안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다음 달 2일 신설되는 행안부 내 경찰국 초대 국장에 대해 “경찰대, 간부후보생, 고시 출신의 구별을 두지 않겠다”며 비경찰대 출신 임명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