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대구시의 연합뉴스 통신 구독료 납부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7월 2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연합뉴스 통신 구독료를 우리 대구시에서는 1년에 1억원 가까이 낸다고 하는데 공무원들이 이를 컴퓨터로 찾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오늘부터 구독료 납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이건 아마 전국 지자체 모두 해당되는 사항일 것”이라면서 “스마트폰뉴스 시대에  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데 늘 해오던 관성으로 전국 지자체가 구독료를 TV시청료처럼 강제 징수당하는 느낌이다. 세금 낭비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국가기간 통신망으로 그 기능이 회복되면 그때 재구독 여부를 고려할 생각”이라면서 “뉴스통신 진흥에 관한 법률 제 19조를 보면 연합뉴스 의무구독은 중앙정부에 한정되고 지방정부는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홍 시장은 “오늘 시청에 설치된 연합뉴스 단말기 반환한다”고 덧붙였다.

정장수 대구광역시 시정혁신단장은 홍준표 시장이 올린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고 “국가기간통신사업자라는 이유로 정부예산으로 350억을 받고 각 지자체에 반강제로 연간 뉴스구독료를 또 300억 이상을 뜯어가는 게 연합뉴스”라면서 “군사정권 시절 잔재에 불과한 연합뉴스 구독료는 폐지돼야 한다. 뉴스 소비패턴이 완전히 바뀌어서 국민 누구나 휴대폰으로 뉴스 보는데 이런 엉터리 관행은 뜯어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단장은 홍 시장이 반환한다고 밝힌 ‘연합뉴스 단말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정 단장은 “과거 연합통신 시절에는 전용선과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서 언론사들에 뉴스를 공급했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이니 화면에 뜨는 뉴스를 골라서 드륵드륵 출력해서 쭉 찢어 가서 앞에 놓고 받아치곤 했었다. 연통 단말기라고 불렀었다. 지금은? 인터넷이 연결된 PC 한 대가 정부 부처 공보실이나 기자실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그런 게 있는 줄도 몰랐다는 공보실 직원들도 많다”면서 “이게 연합뉴스 뉴스리더 구독료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가 정부로부터 뉴스 사용료를 받는 문제는 그동안 매체 비평지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되어 왔다. 《미디어오늘》은 작년 9월 21일자 보도에서 “2021년 연합뉴스는 해외뉴스, 외국어뉴스, 지역뉴스 등 공적 역할에 따른 금액 288억 원과 정부부처 뉴스 사용료 30억 원을 받았다. 연합뉴스는 연구용역 등을 반영해 결정한 비용이며, 전체 매출에서 구독료 비중이 크지 않고 실제 공적 역할에 투입되는 비용이 더 많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두 부문의 예산 책정 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디어오늘》은 “연합뉴스가 정부부처에 단말기를 지급하고 구독료 명분으로 받는 30억 원 규모의 뉴스 사용료도 기준이 불분명하다. 2019년 청와대는 연합뉴스 구독료 폐지 국민청원 답변을 통해 ‘뉴스 소비 패턴이 변화해 단말기를 거의 활용하지 않는데, 뉴스리더 사용 비용을 지급할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편 홍준표 시장은 취임 후 강도 높은 부채 감축과 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해 왔다. 홍 시장은 긴축재정과 구조조정 등을 통해 올해 안에 5000억원, 임기 안에 1조 5000억원의 추가재원을 마련해 현재 2조 3704억원으로 전국 7대 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채무비율을 2026년까지 특별시‧광역시 평균보다 낮출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시장은 대구시장직 인수위원회 최종 제안 보고서에서 공공기관을 10개로 대폭 줄이고 기관장·임원의 연봉을 1억2000만원으로 제한하는 한편 공공기관장 퇴직금 폐지도 제안했다. 홍 시장은 또 "법령 등에서 반드시 설치하도록 규정한 100개를 제외한 99개 위원회 중 51.5%에 해당하는 51개를 우선 통폐합하겠다"고 선언했다.

홍준표 시장은 경남지사 재직 시에도 의료공급 과잉, 강성 귀족노조, 수익성 악화에 따른 적자 누적 등을 이유로 경남의료원 폐쇄를 단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