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대표 선출을 위한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박지현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해 당내 파장이 커지고 있다.

3월 대선 패배 후 거대야당의 비대위원장이 됐지만 6월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박 전 위원장이 당권에 도전하는 데 대해 당내 비판 여론이 거세다. 그러나 이재명 의원 등 기존의 당권 주자로는 쇄신을 기대할 수 없다며 박 전 위원장이 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당 대표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전날인 1일 박 전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청년 출마자 연대 '그린벨트' 행사에 참석해 출마 여부에 대해 곧 밝히겠다고 했고, 다음날 출마 의지를 문명히 했다. 

박 전 위원장은 뉴스에서 출마 계획과 함께 민주당을 '국민을 위한 정당, 청년의 목소리를 듣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의 출마 선언 후 민주당 내부는 반대 주장으로 들끓었다. 먼저 박 전 위원장이 출마 자격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거세다.  민주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입당 후 6개월이 지난 '권리당원'이어야 출마 자격이 부여된다. 

이재명 의원의 최측근인 김남국 의원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박 전 위원장에 대해 "당 대표 출마 요건도 안 되면서 출마를 결심하다니 황당하다"며 "제발 억지부리고 떼쓰는 정치 좀 그만하라"고 했다.  중진 이상민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박 전 위원을 향해 "피선(거권) 자격이 있는 권리당원도 아니고 지방선거 대패에 대한 책임도 있음에도 당대표 출마를 운운하면서 그 명분으로 5대 당혁신안 추진으로 책임을 지겠다고 내세운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이재명 의원과 박지현 전 위원장 양쪽에 대해 "출마는 궤변이며 염치없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전 위원장은 페이스북에 "제 출마를 위해 당헌당규를 개정해달라 했다는 것은 허위뉴스"라며 "당규에는 당무위원회 의결로 출마자격을 달리 정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고 김동연 경기지사도 비대위와 당무위원회 의결을 거쳐 경기지사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비대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당헌당규상 어떤 조항이 있는지 검토하라고 지시한 상태다.

현재 민주당 당권에 도전할 뜻을 밝힌 인사는 강병원 의원, 강훈식 의원, 박용진 의원 3명으로 모두 70년대생인 '97세대(90년대 학번, 70년대 출생)'다. 친문 대표주자로 출마할 것이라 예상됐던 홍영표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재명 의원은 아직 출마의 뜻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당내에서 박 전 위원장을 향한 출마 자격 논란이 불거지고 있지만 민주당원들이 많은 친야성향 커뮤니티에서는 "당 지도부가 우상호-이재명으로 이어지면 국민 중 누가 민주당이 쇄신하겠다는 말을 믿겠느냐" "이재명이 당 대표 되면 민주당은 민생보다 정치적 방어에 급급할 것이라는 박지현 말이 정확하다" 등의 의견도 이어지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