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운용을 중단하고 새로운 소통창구 홈페이지를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는 지난 정부에서 운영된 국민청원 게시판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완 필요성을 밝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문재인 정부의 국민청원 게시판이 법률적 근거가 없이 운영돼 행정부 권한 밖의 청원 요구, 특정 집단이나 인물에 대한 혐오 조장, 여론의 왜곡 가능성 등의 문제가 발생해왔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경북 구미시갑)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국민청원 게시판 운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대해 검토 의뢰한 분석보고서 ‘청와대 국민청원 관련 제도 보완책 검토’를 통해 공개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보고서를 통해 “다른 청원의 경우 ‘청원법’ ‘국회법’ ‘지방자치법’에 관련 근거 규정이 있지만 청와대 국민청원은 법률적 근거가 없고 행정기관의 권한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까지 포괄하고 있다”고 했다.

2018년 당시 청와대 국민청원 관계자도 “청와대 국민청원은 청원법상 청원이 아니며 법적 근근거에 따라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국민청원이 “행정부 권한 밖의 청원 요구가 많아 삼권분립에 위배되고 특정 집단이나 인물에 대한 과도한 비난이나 혐오적 표현을 담은 청원이 제기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위 사실에 기반한 청원, 인종·국적·종교·나이·지역·장애·성별 등과 관련된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차별 및 비하 내용 등 위헌적 요소가 포함된 청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과거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국가대표 특정 선수에 대한 대표 자격 박탈 청원 ▲일부 연예인을 사형시켜 달라는 청원 ▲스페인 축구리그의 한 선수를 형사 처벌해 달라는 청원 ▲특정 지역을 비하하는 단어만 나열한 청원 등이 올라왔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문재인 정부의 국민청원 게시판의 심각한 부작용으로 “열성적인 집단이 청와대 청원을 활용하여 여론을 왜곡하는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구자근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새로운 소통창구를 마련해 100% 실명제로 운영하고 민원과 제안, 청원으로 나누어 각각의 법률적 근거에 따라 처리하기로 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한 점은 타당하다”고 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청와대 소통창구의 실명제와 관련해 “한 조사에 따르면 ‘실명인증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긍정 대답이 75.2%에 달했으며 ‘실명인증 절차가 도입된다면 국민청원 참여도에 변화가 있을 것인지’에 대해 47.5%가 참여도에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밝혔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