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보분석 기관 "박남규 성균관대 교수, 노벨상 유력 후보자로 선정" : 월간조선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57)가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Clarivate Analytics, 前 톰슨 로이터 지적재산 및 과학분야 사업부)가 선정한 '2017년 피인용 우수 연구자(2017 Citation Laureates)'에 이름을 올렸다. 광(光)전환 효율과 안정성이 높은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 태양전지'를 개발한 공로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20일(현지 시각) 박 교수를 포함해 생리의학, 물리학, 화학, 경제학 분야의 연구자 22명을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했다.

사진=Clarivate Analytics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국제 학술정보 분석회사로 2002년부터 과학자용 학술정보 데이터베이스인 '웹 오브 사이언스(Web of Science)'에 등재된 수백만 건의 논문 인용자료를 분석해 노벨상이 수여되는 학문 분야의 '피인용 우수 연구자' 명단을 매년 발표해왔다.

웹 오브 사이언스. 사진=Clarivate Analytics

* 웹 오브 사이언스 = 미국 과학정보연구소(I.S.I)가 제공하는 인용색인 데이터베이스인 SCIE(자연과학 분야), SSCI (사회과학 분야), A & HCI (예술 및 인문과학 분야)를 검색할 수 있는 웹데이터베이스

'피인용 우수 연구자'는 발표한 논문이 동료 연구자들에 의해 많이 인용되어 영향력이 있는 학자로 노벨상 수상이 예상되는 이들을 가리킨다.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15년간 피인용 우수 연구자로 선정된 학자 중 43명이 같은 해 또는 가까운 시기에 노벨상을 받았다. 한국인이 선정된 것은 2014년 유룡 KAIST 화학과 교수에 이어 두 번째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의 학술/과학 연구사업부 글로벌 대표인 제시카 터너(Jessica Turner)는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는 인용 빈도가 높은 정확한 논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분석하기 때문에 연구의 우수성을 객관적으로 식별할 수 있다”며 “선구적인 연구자들을 찾아내는 것은 우리로서도 큰 영광이며, 이번에 선정된 연구자들에게도 이 선정이 영예가 되기를 바란다"고 선정 소감을 밝혔다.

20일 《동아사이언스》 보도에 따르면 페로브스카이트는 태양전지가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할 때 필요한 광흡수 물질이다.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2007년 일본 학자에 의해 처음 개발됐다. 박 교수팀의 2012년 연구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는 페로브스카이트 전지의 광전환 효율이 낮고 페로브스카이트가 액체형이라 내구성에 문제가 있어 학계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2012년 8월 박 교수팀은 세계 최초로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했다. 박 교수팀이 개발한 태양전지는 광전환 효율 9.7%를 달성했고 500시간 이상 대기 중에 노출돼도 안정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12년 8월 박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 사진=<사이언티픽 리포트>

이 연구 성과를 계기로 고체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연구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박 교수팀의 논문은 현재까지 2339회 인용됐다. 지난해 발표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관련 논문은 2000편 이상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팀은 광전환 효율을 2014년에 17%, 2016년에 20.4%로 올렸다.

20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박 교수는 선정 소식을 들은 후 "노벨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되는 연구자 명단에 이름이 올라간 것만으로도 매우 영광이며, 한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한 것 같아 흐뭇하다"며 "태양전지 한 분야에서 20년 이상 연구하며 우수한 연구자들과 학생들을 만난 게 행운이었다"고 밝혔다.

연구발전 방향에 대해서는 "연구자가 즐겁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연구의 성과를 단기간에 요구하기보다 기다려주는 문화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