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권 당시 납북자와 국군 포로 등 피해자 가족들은 입을 다물었다. 입을 열어봤자 남북 관계 개선의 걸림돌로 치부됐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이런 피해자 가족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하고 입을 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6·25전쟁 국군포로 귀환용사와 탈북민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였다. 

(사) 6.25국군포로유족회(총무 이순금)는 오는 6월 13일(월)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앞(전쟁기념관 입구 쪽)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유족회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아직도 고향 대한민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6.25 국군포로 용사들의 처절한 생애와, 어둠의 땅 북한에서 연좌제로 고통받았던 국군포로 유자녀들이 대한민국에서 겪고 있는 고통을 담은 편지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국군포로 유자녀들은 ‘북한에서도 한국에 와서도 외면당하고 있는 자신들의 처지와, 국군포로의 자식으로도 인정받기 어려운 현실을 새 대통령에게 전하고, 자신들을 따뜻이 보듬어줄 우리 대통령임을 확인’ 하고자 집회를 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일 정상회담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빠듯한 일정 중에도 도쿄 영빈관에서 납북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릎을 꿇은 자세로 일본 납북 피해자의 상징인 요코타 메구미(납북 당시 13세)의 모친 사키에씨 등 피해자 가족들에게 “(자녀를 잃은) 당신의 마음을 나도 잘 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9일 천안함, 연평도, 연평해전, 목함 지뢰 등 북한 도발에 맞선 장병과 유족을 초청한 오찬자리에서 “확실한 보훈이 강력한 국방의 기초”라고 했다. 

미국의 진짜 국방력은 항공모함이 아니라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과 가족을 진심으로 존중하고 예우하는 데서 나온다는 것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