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초선' 김은혜 당시 의원에게 패배했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저서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혀라》를 들고 나와 북 콘서트를 열었다. 

경선 패배 후 사실상의 정계 은퇴 수순을 밟는 게 아닌가 하는 상식적인 예측을 깨고, 유승민 전 의원은 지방선거가 끝난 다음 다시 정치 활동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게 아닌가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소위 북 콘서트는 서울시 강남구 소재 한 서점에서 열렸다. 해당 행사에는 '유승민 지지자'와 유 전 의원이 만든 '바른정당' 출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김세연 전 의원, 오신환 전 의원, 김용태 '청년최고위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유승민 전 의원을 향해 "노력을 하다 보면 빛을 본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5년 동안, 유승민 전 의원이 걸어온 정치 행보는 ▲2017년 대선 낙선(득표율 7.1%)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 거부(안철수는 서울시장 선거 출마) ▲2020년 총선 불출마(명목상으로는 '보수 재건'을 위한 희생이란 식으로 주장했지만, 유승민의 지역구는 '박근혜 지지세'가 강한 대구 동구 을이라서 공천·당선 장담 어려웠던 상황) ▲2021년 대선 후보 경선 낙선(득표율 7.47%) ▲2022년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초선 김은혜의 득표율은 52.67%, '4선' 유승민의 득표율은 44.56%) 등이다. 그 이력만 보면, 사실상 유승민 전 의원의 '정치적 미래'를 얘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런데도 유승민 전 의원은 마치 '차기'를 준비하듯이 벌써부터 활동을 재개하고, 과거 "유승민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게 꿈"이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다녔던 이준석 대표는 "그 길에 함께 하겠다"고 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한편 유승민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 50년, 100년 동안 대한민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성장"이라며 "(나는) 보수정치인 중에서 복지와 분배에 가장 전향적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이 책에서 복지는 정책의 영역이고, 성장과 생산은 시장의 영역인데, 이 영역에서 소득과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양극화, 불평등, 저출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