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첫날인 2일,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지만 '한방'은 없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부터 시작해 1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 외국계 기업 주택 임대 등과 관련한 전관예우, 이해충돌 논란이 주요 이슈였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후보자가 공직과 김앤장을 오간 점을 들어 회전문인사 및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하며 공직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으로 대형 로펌의 "얼굴마담" 역할을 하면서 재산을 불렸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김앤장은 후보자가 공직 네트워크와 공적 정보를 활용해 기여할 것이라고 보수를 지불한 것 아니냐"며 "후보자와 같은 분이 김앤장의 얼굴마담으로 있기 때문이다. 김앤장은 '총리 찬스'를 쓴 것"이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남인순 의원과 김의겸 의원도 전관예우와 회전문인사라며 한 후보자의 이력에 대해 비한팼다.

이에 한덕수 후보자는 "국민 눈높이에 대해서 송구스럽다"면서도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선 "하나하나의 기업에 대해 전관예우, 이해충돌이 일어난 일은 안 했다"고 부인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후보자는 40여년 동안 민과 관을 거치며 쌓은 경륜은 물론, 경제·외교·통상 분야의 최고 전문가이고, 국정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며 "김앤장 고문이 순수한 사적 이익을 목적으로 했다고 보기는 어렵고, 위법사항도 전혀 없다"고 한 후보자를 옹호했고다. 

이밖에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통상 분야 고위 공직자 시절(1989~1999) 외국계 기업(AT&T, 모빌오일코리아)으로부터 고액의 월세를 받은 것을 두고 민주당은 이해충돌 문제로 몰아갔다.
한 후보자는 "중개사를 통해 집 세를 낸 것이고, 공무에 있어서 어떤 특혜를 준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한 후보자의 부인 최아영씨의 그림 판매와 전시회를 놓고도 민주당에선 "남편 찬스"라고 비난했다.  이에 한 후보자는 제가 공직에 있을 때는 오해를 받을 수 있어 (부인이) 단 한번도 전시회를 안 했다. 오해를 받을까봐 안 했다"며 "제가 공직을 떠난 다음에 2012년에 한번, 작년에 한번 한 게 전부"라고 단언했다.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인사청문특별위원장은 여소야대 정국과 관련해 "민주당의 협력없이는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고 해도 실행에 옮기기 어려운데 총리가 되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협치의 성공을 위해 최대한 민주당과 소통하고 대화하고 구두 뒤꿈치가 닳도록 뛰어다닐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3일 이틀째 일정을 이어간다. 

자료 제출이 미흡하다는 비난을 받은 한 후보자는 증인들의 증언으로 부족한 점을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인사청문회에는 류열 에쓰오일 사장, 정계성 김앤장 합동법률사무소 변호사, 강선자 일조원갤러리 관장, 이관섭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증인으로 출석해 사외이사, 고문료, 배우자 그림판매 등의 의혹에 대해 답할 예정이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