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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밥값 낼 땐 더치페이, 차문 열 땐 더치리치

한문철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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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차가 문을 열다가 일어나는 사고는 앞차 운전자에게 책임이 커
⊙ 네덜란드식으로 오른손으로 차문을 열면 사고 예방에 도움
눈으로 후방을 보면서 오른손으로 문을 여는 더치리치. L. Herman(CC, 2016), for Free Public Use.
개문사고(開門事故). 자동차 문을 열다가 일어난 사고를 뜻한다. 좁은 골목길을 지나다가 세워져 있는 자동차 문이 갑자기 열려 부딪치는 사고다. 길가에 주차되어 있는 차로 알고 안심하고 지나는데 불과 1~2미터 앞에서 갑자기 운전석 문이 열리면 브레이크 잡을 틈도 없이 부딪치게 된다.

좁은 주택가 골목길이나 편도 1차로의 이면도로 양쪽에 차들이 줄지어 주차되어 있는 곳에서는 차 두 대가 교차하기 어렵기 때문에 시속 10킬로미터 또는 조금 더 빠른 정도로 천천히 진행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라도 바로 눈앞에서 갑자기 문이 열리면 도저히 피할 길이 없다. 그 이유는 위험을 느끼고 브레이크를 밟기까지 일정한 반응 시간이 필요한데 평균적으로 0.7~1초가량 걸리기 때문이다.

시속 10킬로미터로 진행할 경우 1초에 약 2.8미터 진행(반응거리)하게 되는데, 1~2미터 앞에서 갑자기 운전석 문이 열리면 브레이크 밟기도 전에 이미 부딪치게 되고, 브레이크 밟고서도 어느 정도는 바퀴가 미끄러진 후 멈추기에 짧은 거리 앞에서 문 열리는 건 도저히 피할 수 없다.

만일 앞에서 문이 열릴 걸 예상할 수 있다면 미리 브레이크에 발을 올려놓고 빨리 브레이크를 잡아 피할 수도 있겠지만 사고는 예고없이 불시에 예측지 못한 순간에 발생하기에 피할 수가 없다.

그럼에도 보험사는 갑작스런 개문사고에 대해 ‘앞을 잘 봤으면 피할 수 있었다’ ‘지나가는 차 옆을 문 열면서 때린 게 아니고 문 열린 걸 자동차 앞부분으로 때렸기에 전방주시 태만이다’ ‘아무리 갑작스럽게 문이 열렸어도 100 : 0은 없고 80 : 20 내지 90 : 10이다’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주차된 것으로 여겨졌던 차의 운전석 문이 코앞에서 열리는 건 예상도 불가능하고 피할 수도 없기에 당연히 100 : 0이다. 물론 블랙박스가 없을 때는 억울하게도 앞을 제대로 못 봤다는 이유로 80 : 20이 될 수도 있다.

갑작스럽게 문이 열렸지만 100 : 0이 아닌 경우도 있다. 내 앞에 가던 차가 길 가장자리에 차를 세우는 걸 보고 그 옆을 지나는데 갑자기 운전석 문이 열린 경우는 내게도 일부 잘못이 있다. 앞에 가던 차가 길가에 차를 세웠으면 그 차에서 사람이 내릴 수 있음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경적 울려주는 게 안전

물론 앞차가 뒤에서 오는 차를 살펴 조심해서 문을 열어야 하지만 다른 생각하거나 또는 뒤차가 알아서 멈춰주겠지 라는 생각으로 문을 열 수도 있기에 혹시 문 열리더라도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거리를 띄어 지나가든가 아니면 내가 지나가니 문 열지 말라는 의미로 가볍게 빠앙~ 경적을 울려주는 게 안전하다.

그 외에도 길 가장자리에 서 있는 차가 비상등 또는 방향지시등을 깜빡이고 있거나 브레이크등이 들어와 있다면 그 차에는 사람이 타고 있을 가능성이 있기에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조심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앞에 가다가 멈춘 차, 또는 비상등이나 브레이크등이 켜진 차에 타고 있는 사람이 알아서 뒤에서 오는 차를 조심하겠지 라는 마음으로 안심하고 지나다가 갑자기 문이 열려 사고 나면 문 연 쪽이 훨씬 더 잘못했지만 안이한 마음으로 지나가던 차에도 10%가량의 잘못이 부과된다.

이와 같은 개문사고는 운전석뿐만 아닌 조수석이나 뒷자리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난다. 조수석 또는 뒷문을 열 때 마침 자동차와 인도턱 사이로 오토바이나 자전거가 지나는 경우이다. 오토바이나 자전거는 운전자 보호장치가 미흡하기에 자칫 사망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결국 개문사고는 운전석이든 조수석이든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이를 막기 위해 세워져 있는 차 옆을 지나는 차의 운전자가 조심하는 건 한계가 있다. 문 여는 사람이 조심해야 한다.

뒷좌석에서 문을 열 땐 몸을 돌려 뒤를 살피든가 그게 어려우면 운전자에게 룸미러나 사이드미러로 뒤쪽을 확인해 달라고 하여 안전할 때 문을 열어야 하겠고 운전자가 운전석 문을 열 땐 문을 한번에 활짝 열지 말고 조금 열어 열린 틈으로 뒤를 확인하고 안전할 때 두 번째로 천천히 문을 크게 여는 방식으로, 즉 2단계로 문을 여는 게 안전하다. 차를 주차했을 땐 사이드미러를 접고 문을 열기에 직접 뒤쪽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룸미러로는 사각지대의 차가 안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금 문을 열고 그 틈(10~20 cm)으로 뒤쪽을 살피는 건 매우 불편하다. 운전석에 걸려 몸을 돌리기도 어렵고 몸을 틀어 보더라도 한계가 있어 시야가 좁다. 문을 2단계로 열면서 뒤를 확인할 때의 불편함을 해소할 방법은 없을까? 있다. 아주 간단하다.
 

오른손으로 문 열기

대개 운전석에서 문을 열 때는 왼손으로 열고, 조수석에서 문을 열 때는 오른손으로 연다. 즉 문에 가까운 손으로 연다. 그러지 말고 문에서 먼 쪽의 손, 즉 운전석은 오른손으로, 조수석은 왼손으로 문을 열면 어떻게 될까?

오른손으로 운전석 문을 열려고 하면 오른손으로 문고리를 딸깍은 할 수 있어도 밀리지는 않는다. 오른팔이 아주 긴 사람 몇을 제외하고는 오른팔로 운전석 문을 밀어도 잘 안 밀릴 것이다.

그 과정에 약 1초는 걸릴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몸은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45도 이상 돌아가게 된다. 그때 목을 약간만 왼쪽으로 돌리면 운전석 옆부분뿐 아니라 자동차의 뒷부분까지 시야가 확대된다. 왼손으로 살짝 열고 틈으로 뒤를 바라볼 때보다 10배 이상 시야각이 넓어지게 된다. 바로 근처에 차나 자전거가 오면 잠시 기다려 지나간 후에 왼손으로 문을 밀어 열면 되고, 차가 없으면 바로 열면 된다. 왼손으로 문 여는 것과 오른손으로 문 여는 것의 시간 차이는 1~2초에 불과하다. 1~2초 늦게 연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는다.

더치페이(Dutch Pay, 정확하게는 Dutch treat)로 잘 알려진, 자전거 천국이라 불리는 네덜란드에서는 자동차 바로 옆을 지나는 자전거를 보호하기 위해 오른손으로 문 열기 캠페인(더치리치·Dutch Reach)이 확대되고 있다고 한다. 그대로 해석하면 ‘네덜란드식(문 손잡이에) 이르기’라고나 할까?

요즘 김영란법으로 인해 더치페이가 유행이다. 밖에서 식사하는 건 하루에 많아야 두 번이지만 차문 여는 건 하루 식사 횟수보다 훨씬 더 많다. 이제는 우리도 더치리치를 하자.⊙

입력 : 2016.11.30

조회 :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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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철의 교통법 Why?

1961년생. 서울대 법대 졸업 / TBS 〈교통시대〉 교통사고 법률상담, TV조선 〈뉴스와이드 활〉 앵커. 현 스스로닷컴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 / 《교통사고 현장대처부터 소송절차 마무리까지》 《(만화)굿바이 음주운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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