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놓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제시한 국민투표에 대해 “히틀러나 박정희 같은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라며 “그게 포퓰리즘 아니냐”고 했다.

송 전 대표는 이어 "헌법 72조에 엄격하게 해놨다. 국가 안위에 관한 중요한 사항이 아니면, 이런 걸 가지고 (국민투표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그런데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도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 당선인 신분일 때 

(2003년 2월 5일 대전 한국과학진흥재단에서 열린 전국 순회토론회)"행정수도 이전을 국회 합의를 통해 반드시 실시하고, 국회에서 반대의견이 나올 경우 국민투표에 부쳐 관철하겠다"고 했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이 추진한 행정수도 이전은 2004년 헌법재판소(헌재)의 '위헌(법률 등이 헌법에 위배됨)' 결정으로 좌절됐다. 

'행정수도 이전' 국민투표에 대해서도 '헌법 제72조' 범주에 들어가느냐 마느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헌법 72조의 '국가안위'라는 것은 말 그대로 '안정과 위태로움'을 뜻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정책으로 인해 심각한 국론분열이 일어나고 있고, 분쟁의 발단이 되는 상황이라면 국가 안위와 관련된 것으로 폭넓게 해석할 수 있고, '외교·국방·통일'이라는 예시적(例示的) 규정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며 국민투표에 찬성하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행정수도 이전 문제는 우리 헌법이 정한 국민투표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송영길 전 대표의 논리대로라면 노무현 전 대통령도 히틀러 같은 사람이 된다. 

노 전 대통령은 2003년 시정연설에서 핵심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리 의혹과 관련해 대통령 재신임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자고 정치권에 제의하기도 했다.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현 문재인 대통령은 “재신임을 묻는 방법으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을 최우선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국민투표 방식을 둘러싼 논란이 있어 헌법학자들에게 의견을 수렴하되 국민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국민투표는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