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는 국민의힘의 텃밭 중 텃밭이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25개 서울시 구청장 중 24곳을 싹쓸이 했지만 서초구만은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이 곳에서는 민선7기까지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단 한차례로 당선된 적이 없다. 따라서 '공천=당선'이란 말까지 나온다. 그래서일까. 서초구의 서울시의원 공천을 두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서초는 갑과 을 지역으로 나뉘는데 각각 2명의 시의원을 뽑는다. 서초을의 시의원 공천은 비교적 잘 정리가 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한다. 반면 서초갑의 경우 2선거구는 '경선'으로 정리됐는데, 유독 1선거구의 공천 과정이 논란을 빚고 있다. 

1선거구도 2선거구처럼 '경선'으로 공천을 하면 깔끔히 정리되는데, 예비후보 등록도 하지 않고 갑자기 뛰어든 안철수 대표가 이끌었던 국민의당 출신 후보가 나타나면서 상황이 복잡해 졌다.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 중에는 국민의당 출신 전직 국회의원이 포진 돼 있다. 그는 서초구와의 연관성을 찾아보기 힘든 자신의 전직 보좌관을 단수 공천 하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예비 후보 등록도 하지 않고 갑자기 선거판에 뛰어들었다는 국민의당 출신 후보가 바로 이 전직 보좌관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합당으로 인해 국민의당 출신이 합류한 지역은 ‘국민경선’ 지역으로 정해 일반 여론조사만 100% 반영되는 경선을 치루는 게 원칙"이라며 "국민의당 출신이란 이유로 단수 공천을 받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심위원은 "국민의당 전직 국회의원이 지역과 별 다른 인연이 없는 자신의 보좌관을 단수 공천하자는 것은 윤석열 당선인이 내세우는 공정과 상식의 원칙에 배치된다"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