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21일 병역 논란이 벌어진 아들의 재검 결과 2015년 사회복무요원(4급) 판정과 동일한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정 후보자 아들의 지금 척추 상태나 ‘셀프 검증’ 결과가 아니라 의혹이 제기된 2015년 자료를 공개하라”고 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국회에서 추천하는 의료인들에게는 2015년도와 이번에 촬영한 MRI 영상 등 진료 기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민주당 측은 셀프 검증, 셀프 판정이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호영 장관 후보자가 '셀프 검증'에 이어 '셀프 판정'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민주당의 논리대로라면 당장 이재명 상임고문의 '점' 문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과 관련 MRI 검사도 셀프 검증이자, 셀프 판정이 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이재명 고문의 경우, 배우 김부선씨가 자신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봤다고 주장하자 지난 2018년 10월 아주대병원에서 신체 검증을 해 “점이 없다”는 검증 결과를 받았다. 

김씨의 변호인 측은 "경기지사가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아는 사람과 한 셀프 검증은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작년 11월 아주대병원에 두 차례 이재명 고문의 진료기록부, 간호기록지 등에 대한 사실조회를 신청했지만, 아주대병원은 의료법 제21조에 따라 진료 기록을 제공할 수 없다며 거절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아들 주신씨는 병역 회피 의혹이 불거지자 공개검증을 받겠다며 2012년 2월 22일 신촌세브란스에서 MRI를 찍었다. 

세브란스 측은 “병무청에 제출된 주신씨의 MRI 사진은 본인 것이 맞으며 허리디스크가 있다”고 발표하면서 일단락된 된 듯 보이지만 여전히 뒷말이 많다. 

의혹 제기 진영에선 세브란스병원의 공개 촬영 자체를 의심한다. 병원 측이 박 전 시장 측과 짜고 다른 사람의 MRI를 찍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시 공개 촬영은 복수의 의사들과 방사선 촬영기사, 기자 등이 개입한 가운데 이뤄졌다. 아무리 공모를 하더라도 열 명 가까운 사람이 입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정호영 후보자 아들도 주신씨와 같은 병원인 신촌 세브란스에서 검사를 받았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