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로 예정된 대구광역시장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 유영하 변호사가 경쟁 상대인 김재원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유 변호사가 대구시장 경선에서 탈락하면 수성 을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노린다"는 취지의  주장을 일축했다. 김 전 최고위원과의 단일화도 선을 그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15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당시 "유영하 예비후보가 최근 수성구에 (집을) 구했다, 시장 안되면 보궐로 그 자리를 노린다라는 의미인가"라는 진행자 질문에 대해 "이런저런 소문이 있다"며 "본심이야 어떻게 알겠는가"고 했다. 대구 수성을은 홍 의원(홍준표) 지역구다. 홍 의원이 대구시장 후보가 되면 유 후보가 보궐선거에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은 유영하 변호사는 김재원 전 최고위원이 '수성 을 보궐선거 출마설'의 근거로 내세운 '수성구 거처'와 관련해서 "집을 급하게 구하다가 수성구에 마련하게 된 것"이라며 "정치를 왔다갔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 구도는 홍준표 의원, 김재원 전 최고위원, 유영하 변호사의 3파전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13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대구시장 후보 결정을 위한 당내 경선 진출자로 상기 3명을 발표했다.

에이스리서치가 대구KBS와 '영남일보' 의뢰에 따라 10일과 11일, 대구시 거주 성인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홍준표 34.7% ▲김재원 19.8% ▲유영하 17.9%다. 

1996년에 정계에 입문해 현역 국회의원 중 정치 경력이 제일 길고, ▲국회의원 5선 ▲경남지사 재선 ▲당 대표 2회 역임 ▲대선 후보 등의 이력을 소유한 홍준표 의원이 지지율 선두를 기록해 이른바 '1강' 체제를 구축했다. 

정치권 일각과 일부 언론은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가 '친박'이라는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두 사람이 '단일화'를 할 경우 경선 구도가 '2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지만, 그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선규칙 협상 대리인, 검증대리인, 대변인을 맡았고 박근혜 정부 때는 4개월 정도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비서관으로 일해 과거 '친박'으로 분류된 인사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옛날 얘기다. 이번 대구시장 경선에 나선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내가 윤석열 당선인과 호흡을 맞춰가면서 대구 발전을 이끌어낼 적임자"란 식으로 '윤심(尹心)'을 강조한다. 이런 차원에서 지난해 12월, 홍준표 의원은 김 전 최고위원을 향해 "진박 감별사에서 진윤 감별사로 다시 등장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유영하 변호사의 경우 현재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꼽힌다. 그는 소위 '국정농단' 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을 변호했다. 박 전 대통령의 수감 기간 5년 동안 유일하게 접견을 하며 외부와의 창구 역할을 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박 전 대통령은 현재 그의 후원회장을 맡았고, 지지 동영상까지 촬영했다. 

이처럼 '친박'이란 공통분모가 없는 상황에서 김재원 전 최고위원과 유영하 변호사의 '단일화'는 가능할까. 현재 상황만 보면 회의적일 수밖에 없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또 유영하 변호사와의 '단일화'에 대해 "공통 목적이 있어야 하는데 공통 목적이 있는지 의문이고, 대구시장에 출마한 경위나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에 단일화 자체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영하 변호사는 "단일화에 대해서는 제의가 오면 피하지 않겠지만 공학적인 단일화는 안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후원회장'을 맡은 이상 유 변호사는 사실상 '중도포기'를 할 수 없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광역단체장 경선은 당원으로 구성된 선거인단 투표 50%, 전 국민 여론조사를 50% 비율로 반영해 합산한다. 경선 투표와 여론조사는 21~22일, 양일에 걸쳐 진행하고 23일에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