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美 앤디 워홀 초기작 국내 첫 전시 : 월간조선

거장(巨匠) 앤디 워홀(Andy Warhol, 1928~1987)도 무명 시절이 있었다?

그 푸른 시절을 작품으로, 그림으로 국내에서 만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 111-25 아이큐빌딩에서 <앤디 워홀 전(展): 상업 작가에서 팝 아티스트로>가 열리고 있다.

이 전시회를 기획한 이돈수(李燉帥) 갤러리 ‘북과바디’ 대표는 20세기 근현대 자료 콜렉터로 알려진 인물. 이번에 마련한 앤디 워홀 전도 그의 소장품 중 하나다.

앤디 워홀이 상업화가로 활동하는 시기(1949년부터 1960년대 초반까지)의 작품들이다. 그 시절, 워홀은 돈을 벌기 위해 패션잡지와 어린이 동화책, 그리고 LP 커버와 같은 다양한 매체의 그림 작업에 참여했다.

출판사나 잡지사, 음반사에 건네진 그림 원본은 사라지고 없다. 워홀이 그렇게 성공할 줄 몰랐으니까. 아마도 버려졌을 공산이 크다. 각종 매체에 실린 프린팅 작품이 사실상 원본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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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슬로바키아 이민자의 자녀로 철강산업으로 유명한 미국 피츠버그에서 태어난 그는 1949년 카네기 공과대학 산업디자인 학과를 졸업 후 뉴욕으로 삶의 터전을 옮겼다. 그리고 뉴욕커이자 젊은 상업 작가로 10여년 동안 활동했다.

이 시기 상업 작가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이돈수 대표는 “1960년에만 당시 7만 달러를 벌었는데, 현재의 가치로 환산하면 한화로 7억 원이 넘는 금액”이라고 말했다.

상업 작가로서 많은 작품을 남겼으나, 현재까지 이 시기 작업에 대한 완전한 정리가 이루어 지지 않았다. 해외에서는 이 시기 작업에 대한 크고 작은 전시가 있었지만, 국내는 처음이란다.

이 대표는 오랜 기간 이 시기, 즉 워홀의 팝아트 이전(Pre-Pop) 시기의 작품을 추적해 수집하고 있다. 현재 200 점 이상의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이중 30여 점을 선별했다고 한다.

수집된 자료의 양이 해외에서 진행된 여러 관련 전시에 소개된 자료보다 많다. 이 대표는 “기회가 되면 큰 공간에 별도의 기획전을 구상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 기획전은 네 개의 전시 주제로 구성되었다.

첫 번째 주제는 방금 설명한 상업화가로 활동하던 시기의 작품이다.

두 번째 주제는 워홀과 관계된 전시 광고로 구성했다. 평생에 걸친 워홀의 다양한 작품의 주제와 넓은 활동 영역 전반을 조망할 수 있다.

세 번째 주제는 팝 아티스트로 활동을 시작함과 동시에 명성을 가져다 준 ‘시그니처 판화’ 작품이다.

워홀은 뉴욕 생활에서 미국의 소비주의를 보았고, 탐닉했고, 탐구했고 또 이를 바탕으로 삶을 영유했다. 그러나 이 시기 그의 마음 한켠에는 순수 미술을 향한 열정과 콤플렉스가 자리 잡고 있었다.

1960년대에 접어들면서 그는 상업작가가 아닌 순수 미술작가가 되기 위해 노력을 했고, 상업적인 판화 방식인 실크스크린을 이용해 미국 대중문화와 그 상징을 작품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에는 <캠벨 수프 캔>, <마를린 먼로>와 <꽃>을 주제로 한 사후 실크스크린 판화를 주제별로 10점씩 모두 30점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