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좌)와 송영무 국방부 장관(우). 사진=조선DB
19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가 문정인(66)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를 국회에서 공개 비판한 송영무(68) 국방부 장관에 대해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19일 전했다.
앞서 15일 문 특보는 송 장관이 발언한 '김정은 참수 작전 부대 창설' 대목을 들어 "부적절한 표현이다. 장관은 용어부터 정제된 것을 사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 특보는 17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송 장관을 향해 "(참수 부대를 창설할 것이라는 송 장관의 발언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 핵·미사일 방어를 설명하기 위해 4D(탐지·교란·파괴·방어)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서도 "그게 모두 미국적 용어로 작전 계획을 만들면 미국 무기만 사게 돼 있다. 그런 부분은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18일 송 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 문 특보 발언 등에 우려를 표한 야당 의원 질의에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는 않아 개탄스럽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이어 송 장관은 "문정인 교수(특보)는 본래 제가 입각하기 전에 한두 번 뵌 적이 있지만, 자유분방한 사람이기 때문에 저하고는 상대할 사람이 아니구나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 장관의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 방미(訪美) 직전에 나왔다. 대통령 출국을 앞두고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인 국방부 장관과 안보 특보가 파열음을 낸 것이다.
이날 국방위에 출석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특보가 아무리 교수 겸 특보라고 해도 북한 핵 동결의 대가로 한·미 연합 훈련 축소를 얘기하고, 송 장관이 국방위 현안 보고에서 참수 작전을 언급한 것을 부적절하다고 했다"며 "문 특보가 김정은 심기 경호 같은 말을 하고 있는데, 이런 것에 대해 침묵하면 군의 사기가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질문했다. 이에 송 장관은 "(참수 작전을 언급한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재차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에 두 사람이 공개 설전을 주고받은 상황에서 송 국방장관에만 주의 조치를 하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사실상 '비상임 별정직'인 문 특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이에 《조선일보》는 19일 “닥쳐오는 먹구름 앞 정부 안보팀의 모습”이라는 제목의 사설(社說)로 엇박자를 내고 있는 현 정권의 외교안보팀의 현실을 지적했다. 사설에 따르면 “(북한 핵·미사일 사태가 고조되는 가운데) 정부 외교안보 담당자들과 그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려스럽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문 특보와 송 장관의 설전(舌戰) 내용을 비판했다. 해당 사설은 다시 “한 전직 외교관은 현 정부 안보 정책에 대해 '내부 지지자들의 열기와 국제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며 “말이 고민이지 갈팡질팡하고 우왕좌왕하는 것”이라고도 질타했다.
월간조선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