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이다. 새누리당의 '공천 헌금' 사건이 터지자 이종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천 헌금'이 아니라 '공천 장사'입니다. 장사의 수지 계산은 직원의 몫이 아니라 주인에게 돌아가지요. 그들의 주인은 박근혜 의원인데 ‘그년’ 서슬이 퍼레서 사과도 하지 않고 얼렁뚱땅"이라는 글을 올렸었다.

의원 신분이었으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그년이라고 한 것이다. 

3년 후 이 전 의원은 당의 원내대표가 됐다. 청와대 5자 회동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났다. 박 전 대통령은 5자 회동을 끝내고 여야 대표·원내대표와 악수를 하며 헤어질 때 이 원내대표에게 “오늘 말씀처럼 하시면 인기 많으시고 잘 되실 텐데 인물도 훤하시고 그런데 왜 ‘그년’이라고 하셨어요”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깜짝 놀라서 서 있다가 박 전 대통령에게 아유 그땐 뭐 죄송했습니다’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사과를 했는가'란 당시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죠. 3년 전 오타였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종걸 전 의원의 사과가 있고 난 뒤 7년이 지난 2022년 3월 22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나라의 주인은 분명 국민이라는 점을, 윤석열씨의 몸과 마음에 확실히 새겨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최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에서 “청와대를 떠나며 써 올린 다짐에도 불구하고, 정치 검사들의 준동과 음모를 막아내지 못해 지금의 결과를 낳았다는 자책에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최 의원은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하는 등 이동재 전 기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최 의원은 “망나니들의 장난질에 부서지고 망가지더라도 결코 무릎 꿇지 않을 것”이라며 “진정한 싸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썼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윤석열씨라고 칭하며 전면전을 선언한 것이다. 

과거 필자가 쓴 기사에 대해 해명 및 항의를 하기 위해 전화를 걸어온 청와대 관계자가 말을 할 때 마다 '문재인 대통령님, 우리 대통령님이'라고 하는 소리를 듣고, 문 대통령이 주장해 온 '탈권위'는 과연 이뤄질까 하는 의문을 품은 적이 있었다. 

문 대통령 지지 진영은 2019년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특별 인터뷰를 진행한 KBS 송현정 기자가 답변하는 문 대통령의 말을 끊으며 질문을 하고, 야당의 주장을 인용해 ‘독재자’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엄청나게 공격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