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폐기물로 버려지는 굴 껍데기 등 수산부산물(水産副産物)을 재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23일 해양수산부(장관 문성혁)는 ‘수산부산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수산부산물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안을 오는 5월 3일까지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해수부는 지난해 7월 수산부산물법이 제정된 뒤 어업인과 전문가, 지방자치단체, 관련 업계 등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했다. 또 수산부산물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수산부산물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안을 마련했다.

제정안에는 ▲수산부산물법이 적용되는 수산부산물의 종류 ▲수산부산물 재활용의 유형 ▲수산부산물 분리배출의무자의 범위 ▲수산부산물 처리업의 허가요건 ▲수산부산물 분리배출 및 처리의 기준과 절차 등의 필요한 사항이 담겼다.

특히 수산부산물법이 적용되는 수산부산물의 종류를 굴, 전복, 홍합, 꼬막, 바지락, 키조개에서 내용물 등을 제거한 껍데기로 규정했다. 이는 현재 현장에서 재활용 수요처를 확보해 실제로 재활용하고 있는 품목이다. 

또 수산부산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유형도 확대했다. 기존 폐기물관리법 체계에서는 수산부산물을 건축자재 원재료, 비료, 사료, 공유수면 매립지역의 성토재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었으나, 앞으로는 석회석 대체제, 화장품, 의약품 및 식품첨가물 원료 등으로 재활용할 수 있다.

《시사IN》 743호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세계 2위 굴 생산국(1위는 중국)이다. 2020년 전국 굴 생산량이 약 35만t인데, 굴 껍데기 발생량이 31만t쯤 된다. 

굴에서 껍데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알굴 무게에 비해 껍데기 무게가 9배쯤 더 나간다는 게 통설이다. 통영시가 올해 전수조사한 결과로는 알굴 1㎏당 굴 껍데기 6.9㎏가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 껍데기 등이 현재는 ‘사업장 폐기물’로 분류돼 제약이 많아 비료, 사료, 매립지 성토재 등으로만 재활용할 수 있다. 

굴 껍데기는 콘크리트를 만드는 원료인 시멘트와 비슷한 물성을 갖고 있지만 콘크리트가 가진 독성 등은 없다고 전해진다.

또 중금속을 흡착하거나 바다를 정화하는 기능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시사IN》에 따르면 미국은 동부 체서피크만(Chesapeake Bay)에 굴 껍데기 25억 개를 살포해 해양을 정화했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수질필터제 등으로 굴 껍데기를 활용한다. 

국내에서도 재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탈황제’이다. 탈황제는 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황산화물을 제거하는데 굴 껍데기의 석회 성분이 원료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