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16일 오후로 예정됐던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 회동이 불발된 이유 중 하나로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가 언급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상대 당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현직 대통령에게 건의하는 것 자체가 매우 부적절하다"며 "사면하고 싶으면 본인이 취임한 이후에 하면 되는데 물러나는 대통령에게 짐을 지우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취지의 주장인 셈이다. 

같은 당의 박주민 의원도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과의 인터뷰에서 "취임이 두 달도 안 남았는데 당선인이 취임하고 하는 것이 맞는다"며 "김 전 지사와 같이 하는 것도 아직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 당시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변호사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 사면을 왜 떠나는 정부더러 하라는 건지 이해를 잘못 하겠다"며 "이미 권력을 내려놓은 정부가. 특권 중의 특권, 사면권을 행사할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공통적인 논지는 이미 권력을 내려놓은 문재인 정부에게 부담을 지우지 말고, 새로 정권을 잡은 윤석열 정부가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을 결정하라는 식이다.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찬반은 논외로 하더라도 이들의 논리 자체는 현재 문재인 정권의 작태를 보면 그 설득력이 크지 않다. 

이미 우리 국민은 지나 3·9 대선을 통해 '정권 교체'를 선택했다. 1987년 소위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정권 교체 10년 주기론'을 깼다.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검사' 출신 윤석열 당선인을 '국가 정상화'의 기수로 결정했다. 민주화 이후 유례 없는 '5년 만의 정권 교체'는 문재인 대통령과 현 정권이 총체적으로 '실패'했다는 걸 방증한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권은 정부 산하기관과 공기업 임원 인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들 표현에 따르면 이미 권력을 내려놓은, 내려놨어야 할 정권이 국정 운영의 기초이자 사실상의 대통령 고유 권한이라고 할 수 있는 '인사'를 '문재인 퇴임' 두 달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열 당선인 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협의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행태는 무엇인가. 문 대통령이 퇴임하는 5월 9일까지 '인사권'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하는 그 작태는 무엇인가.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