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균형발전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었다. 그 꿈을 이루게 옆에서 돕던 사람이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였다. 

그의 이야기다. 

"1992년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그와 처음 나눈 대화는 분권과 분산, 지방화에 관한 이야기였죠. 진지한 태도에, 진지한 이야기들, 그를 그저 지역감정과 싸우는 정치인 정도로 알고 있던 사람에게는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두말없이 그가 열고 있는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일을 돕겠다고 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그에게 노무현 정부 정책의 컨트롤 타워를 맡겼다. 

진짜 핵심 친노였지만 주변의 견제는 심했다. 김 교수가 TK(대구 경북) 출신인 게 컸다. 사실 여부를 떠나 김 교수 자신은 노 전 대통령의 참모들이 경북 고령이 고향인 자신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고 느꼈다. 

한창 친노 바람이 불었던 시점에도 김병준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후인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은 탄핵당하기 직전 김 교수를 국무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철회됐다. 당시 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반발이 너무 심했다. 

대선 과정에서도 상임 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선대위 개편으로 물러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처음 출근한 14일 인수위 핵심 간부들과 차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지역균형발전위원장에 임명한다고 밝혔다. 

윤 당선인은 나라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도왔고, 이후 보수 진영에서 험지만을 걸었던 그를 잊지 않았다.   

김 교수는 상당히 객관적인 시각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를 자임한 문재인 대통령도 이뤄내지 못했다는 의견이 많은 지역균형발전을 윤석열 당선인이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윤 당선인은 국민통합위원장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임명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