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기는 세력들에 나라를 맡기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쓰인 현수막을 사용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가 바꾼것으로 알려졌다.

“살아 있는 소의 가죽을 벗긴다”는 이야기는 《한겨레》 신문 출신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장한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후보와 김씨가 소의 가죽을 벗겨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건진법사’의 굿판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2018년 9월 9일 충주시 중앙탑에서 열린 ‘2018 수륙대재’ 현장 사진과 영상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해당 사진에서 윤 후보 부부의 이름이 적힌 등을 확인했다며 “살아있는 소가죽 벗기는 굿판은 김건희 무속 네트워크가 총망라된 현장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전통 불교 행사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잔인하고 엽기적이기까지 한 동물 학대의 현장이었다”며 “그 일탈의 현장에 윤 후보 부부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월간조선》취재 결과 김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행사 때 쓰인 소는 죽은 소였다는 것이다. 

당시 소를 납품한 업자는 본지에 행사 전 발급된 ‘축산물 등급 판정제외 대상 확인서’, ‘제수용 행사 계획서’, ‘유통 업자 사업자 등록증’, ‘신분증’ 등을 제공하며 “행사에 쓰인 소는 살아있는 소가 아니라 죽은 소”라고 밝혔다. 

도축을 마친 상태의 소가 납품됐다는 것이다. 

이 업자는 충주 행사에서 사용한 소는 도축장의 정식허가를 받은 것이며, 관련 내용을 충주 경찰서에 가서 진술까지 했다”라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하고 죽은 소를 살아있는 소라고 주장을 했는지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의 힘 관계자는 “김의겸 의원의 마구잡이식 마타도어를 선관위에서 전혀 제지 못하는 것 같다”라며 “기자회견 내용 중 허위로 밝혀진 것만 벌써 3번째인데 신속한 고발 조치를 통해 대응 하겠다”고 했다.

김 의원의 허위 폭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의원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윤 후보 부부 연등 사진을 무속인 관계 의혹의 증거로 제시하며 연등 값을 상당히 냈을 것이라며 윤 후보를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 이시종 충북지사 연등도 발견되자 “대통령이나 단체장은 관행적으로 넣은 것이라 문제가 없고, 윤석열은 중앙지검장이라 문제가 있다”라는 석연찮은 답변을 내놨다.

이에 누리꾼들은 “윤 후보 부부의 연등 사진엔 증거라더니, 대통령 연등이 나오자 관행이라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하는 것은 내로남불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다”라는 비판적 반응을 내놨다.

주변의 비난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또다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엔 김건희씨가 주최한 행사인 ‘르 코르뷔지에 전’에 해당 무속인이 축사했다고 주장한 것. 그는 사진 2장을 축사의 증거로 제시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무속인 축사’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행사의 풀(full) 영상을 보면 축사를 한 사람들은 주한 프랑스, 스위스 대사 등 대부분 외교관이다. 행사 영상 어디에도 해당 무속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축사를 했는지 안 했는지 여부는 중요한 게 아니다. 그 무속인이 해당 현장에 갔었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해명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