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이면 대선 기간에 '김대업'이란 이름이 나오지 않을까. 김대업은 희대의 사기꾼이란 평을 받고 있다. 그는 대선 5개월 전 김대업이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 비리 녹음 테이프가 있다’고 기자회견을 했다. 

수많은 매체가 이를 보도했다.  이로인해 당시 이회창 후보는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폭락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한 달 만에 검찰은 김대업 주장은 허위라고 발표했다. 심지어 김대업이 내놓은 녹음 테이프는 녹음했다는 날짜 뒤에 제조돼 팔린 것이었다.

한겨레 신문 기자출신인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2016년 전시회 개막식에서 무속인에게 축사를 맡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김씨와 무속인은 얼마만큼 가깝고 특별한 관계인 것이냐”고 했다. 수십여개 매체가 ‘현역 여당 국회의원 주장’을 기사화했다.

김 의원이 지목한 행사의 개막식 생중계 영상은 6년이 지난 지금도 실시간 댓글과 함께 인터넷에 공개된 상태였다. 

이 영상과 개막식 테이프커팅 사진 등을 보면, 축사 연사 4명은 주한(駐韓) 프랑스 대사, 스위스 대사 등이었으며, 이씨는 등장하지 않는다. 김 의원은 ‘영상을 직접 확인했느냐’는 언론의 질문에 엉뚱한 대답을 한 뒤, 다시는 전화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에 대한 인물정보에 따르면 그는 1988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했다. 그리고 2001년 정치부 기자를 했다. 김대업 사건을 현장에서 마주했을 것이다. 거짓말로도 온전한 후보의 지지율을 10% 이상 하락시키는 모습을 직접 목격했을 것이란 이야기다. 

국회의원이 된 한겨레 기자출신 김의겸 의원이 20년 전 김대업이 쓴 수법을 꺼내든 이유 아닐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