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는 이 자리에서 "특정 정치세력의 권력욕을 만족시키고 지나간 과거를 따져서 잘잘못을 가리고 누군가의 보복을 감행하게 하는 게 필요한가, 우리 자신과 자녀들의 더 행복한 미래가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이는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집권할 경우 문재인 정권의 적폐가 있다면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한 비판인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후보 발언은 불법 행위가 드러난다면 수사하겠다는 취지의 '원론'적 입장이었지만,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현 정권 인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5일, '문재인 청와대'는 윤 후보를 향해 "지켜보고 있다"며 으름장을 놓는 듯한 입장을 내놨다. 

차기 대통령을 뽑는 선거 기간에 가장 중립적이어야 할 대통령과 그 휘하 참모들이 야당 대선 후보에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사과'를 강요하는 듯한 언행을 스스럼없이 하는 그 '작태'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이재명 후보 역시 윤석열 후보 발언을 계속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을 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후보가 2017년 12월 9일,  “촛불혁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자신의 사회적 관계망에 올린 글을 보면, 과연 "지나간 과거를 따져서 잘잘못을 가리고 누군가의 보복을 감행하게 하는 게 필요한가?"란 반문이 자연스러울지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대통령과 정부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나라 곳곳에서 적폐의 잔당들이 살아남아 개혁을 방해하고 있다”며 “적폐청산을 '정치보복'이라 주장하며 촛불혁명을 무위로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재명 후보는 “적폐의 몸통과 부역자들의 죗값을 철저하게 물어야 한다”며 “주인을 배신하는 정치가 다시는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철저히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정의를 바로 세우고 적폐를 청산하는 데에는 시효가 있을 수 없다. '어제의 범죄를 처벌하지 않는 것은 내일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는 알베르 까뮈의 말을 다시 되새길 때”라며 “진정한 촛불혁명 완성의 순간까지 우리 멈추지 말자”고 덧붙였다. 

이랬던 이재명 후보가 지금 와서는 '과거'를 따지지 말고, 미래로 가자고 한다. 그는 서울 강남터미널 유세장에서 “과거가 아니라 분열과 증오가 아니라 미래로 가겠다. 퇴행이 아니라 성장의 길로 가겠다. 전쟁이 아니라 평화의 길을 가겠다. 국민 통합을 이뤄내고 미래로 나갈 대통령 후보가 누구인가”라고 말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