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조적조(조국의 적은 조국)'에 이어 '명적명'(이재명의 적은 이재명)이란 신조어가 탄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과거 발언이 그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어서다. 

이 후보는 지난 2014년 9월 23일 ‘공금 횡령을 한 번만 저질러도 퇴출한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적었다. 

이재명 후보 소셜미디어 캡처.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선정 경선 과정에서는 "제가 부정을 하거나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게 있으면 후보와 공직에서 사퇴하고 다 그만두겠다"고 했다. 

대장동 의혹에 대한 발언이었지만, 다른 의혹에도 적용되는 발언으로 해석됐다. 

그런데 이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가 법인 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정황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 

이 후보 측근인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 배모씨 지시에 따라 김씨 심부름을 했다는 전직 7급 공무원 A씨는 김씨가 샌드위치·과일 등을 도청 행사 명목으로 대량 구매해 집으로 빼돌리곤 했다고 폭로했다. 일식·중식 등 단골 음식점에서 12만원 한도에 맞춰 반복적으로 법인 카드를 썼다고도 했다.

원희룡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책본부장은 "김혜경씨가 도지사 카드로 초밥 시켜먹은 6월 17일, 이재명 지사는 황교익과 떡볶이 먹방을 찍고 있었고 이날은 이천 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 순직한 날"이라고 꼬집었다.

경기도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정치권에서 제기됐다. 

이 후보는 두 달 전 부인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채용 의혹을 두고 “가짜뉴스”라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적었던 게시글을 삭제하기도 했다. 

제기된 의혹이 사실일 경우 이는 행정안전부 지침(자치단체장 배우자의 사적 행위에 대한 지자체 준수사항) 위반이 될 수 있다. 

행정안전부는 2016년 단체장 배우자의 사적 권한 오용이 논란이 되자 ‘단체장 부부 동반 해외출장 시 공적 목적 외 경비 지급 금지’ ‘배우자 관용차량 사적 이용 금지’ ‘사적 활동 공무원 동원 금지’ ‘관사 물품 교체 내용 연수 준수’ ‘인사개입 금지’ 등의 지침을 마련했다.

당시 행안부 보도자료. 

행안부 지침 위반뿐만이 아니라 처벌 가능성도 제기된다. 2015년 2월 서울남부지법은 회사 법인카드로 사적 용도의 호텔 숙박이나 고가의 귀금속·캐리어 가방 등을 구입 한 김모 전 사장에게 유죄(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를 선고했다.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처벌받는 것은 부당한 이익으로 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 후보는 "부정을 하거나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한 게 있으면 후보와 공직에서 사퇴하고 다 그만두겠다"고 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이재명은 사퇴해야 한다. 이재명은 한다'식의 주장을 펴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은 국가지도자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커뮤니티 등에도 이런 내용의 댓글이 많다.  

본인이 직접 사용한 게 아니라고, 모르는 일이었다고 반박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후보는 2017년 1월 22일 8시 46분, 이런 글을 올렸다. 

‘성남시는 보도블록 교체 시 재활용을 원칙으로 하여 단돈 백만 원이 들어가는 예산 집행도 시장 결재 없이는 하지 못합니다’.

그만큼 기억력이 좋다. 배우자가 법인카드를 이상하게 사용한 상황을 모를 가능성이 작다. 

게다가 이재명 후보는 부인은 공적 존재이고 대통령 아들은 성년이기 때문에 사실 남이다, 이렇게 이야기했다. 이 의견에 소위 이핵관(이재명 핵심 관계자)들도 대부분 동의했다.

공적 존재인 부인의 잘못은 후보 본인의 잘못이란 이야기다. 자신의 아들 불법도박과 성매매 의혹은 감싸면서도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를 공격하려 한 말이 부메랑이 된 것이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