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에 삼성과 미국 제약사인 바이오젠의 합작사로 만들어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2022년 2월 온전히 삼성 계열사로 편입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바)는 28일, 미 바이오젠사가 그간 보유하고 있던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전량을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삼바가 이번에 사들이는 주식은 총 1034만1852주로, 이를 위해 삼바는 2조7655억원을 미국 제약사에 지불한다. 삼바는 “바이오의약품 개발 역량 강화를 통한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인수 대금은 향후 2년간 분할 납부할 예정이다. 

삼바의 이번 결정에 눈길이 쏠리는 것은 삼성이 기존의 바이오 약품 위탁생산(CMO)에 이어 신약 개발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대목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동안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생산해왔다.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는 즉시 제품을 출시해 시장에서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은 ‘스피드’가 경쟁력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그동안 바이오 제약의 개발 단계인 ‘연구개발-비임상-임상-제조-허가-제품의 상업화’ 전체 과정을 면밀히 분석하며, 통상 7~8년이 걸리는 개발에서 제품허가 승인까지의 기간을 4~5년으로 줄인 경험이 있다. 

삼바의 예상대로라면, 이 회사는 바이오시밀러를 거쳐 삼성이 신약을 세상에 내놓는 산실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이 삼성바이오에피스를 만든 지 꼭 10년 만에 미국 회사로부터 지분을 전량 인수하자, 삼성이 그토록 원했던 반도체를 잇는 신수종 사업이 본격화되지 않을까 관심이 쏠리는 분위기다. 

글=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