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2010년 성남시장이 되고, 장기간 방치 돼 있던 두산그룹 병원부지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산측의 병원 부지 용도 변경 요청을 일축하고 압박해 이 부지에 반드시 병원을 건립하게 하려한 것이다.

2010년 11월 두산의 병원 건립 공사가 장기간 중단되자 건축허가를 취소하고, 2014년 9월 이행강제금을 부과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그런데 갑자기 이 후보는 이행강제금 부과 10개월 만인 2015년 7월 30일 '정자동 두산그룹 사옥 신축·이전을 위한 상호협력협약'을 체결했다.  두산의 요구대로 의료시설 용도를 업무용지로 변경해 준 것이다. 

취임했던 2010년 부터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던 2014년 9월까지 최소한 5년 가까이 지켜왔던 소신을 바꾼 셈이다.  성남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들이 반대하는데도 말이다. 

2015년 7월 30일 <서울경제> 기사에 따르면 "특혜 논란 등을 거부해 오던 성남시는 시는 최근 지역경제 활성화에 더 큰 가중치를 두고 용도변경을 승인하기로 방침을 바꿨다"고 했다. 

또 두산으로부터 부지의 10%를 기부받는다고도 했다. 그런데 기부채납 비율 10%도 두산 입장에서는 큰 혜택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두산그룹은 5%대의 기부채납을 요청했지만, 법령에 의거해 협상 당시 15% 정도까지 올라갔다. 국토교통부 훈령을 근거로 할 경우 25%까지도 기부채납률이 올라갈 수 있었다. 그러나 '탄력적 협의'를 이유로 최종적으로 기부채납률은 10%로 결정됐다.

또 이재명 후보의 갑작스러운 입장 변경에 대해 지역 정가에선 두산건설이 2015년부터 2년간 이 후보가 구단주였던 성남FC에 42억 원을 후원한 사실을 놓고 “대가성이 있는 후원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5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후보가 돌연 10개월 만에 두산건설 사옥의 용도변경을 허가했는데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7시간 만에 삭제된 것만큼이나 납득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성남시에 따르면 두산은 1991년 분당신도시 조성 당시 의료법인 명의로 분당구 정자동 161 일원 의료시설 용지 9천936㎡를 한국토지공사로부터 샀다.

의료시설 용지는 공익시설로 분류돼 당시 주변 시세보다 싼 값에 사들였다. 약 70여억원이었다고 한다. 

매입가 70억 원대였던 이 부지의 현재 부동산 가치가 1조 원을 웃돈다.

이 후보 측은 “기업 유치를 특혜라고 주장하는 것은 해묵은 네거티브”라며 “두산그룹 정자동 유치는 장기간 방치되던 시가지 요충지에 기업을 유치함으로써 시민에게 혜택이 돌아간 것”이라고 했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