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 대통령선거와 함께 열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등록한 지역은 곽상도 전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남구다. 국민의힘의 텃밭으로 사실상 '출마=당선'인 곳이어서 낙하산 공천에 대한 우려와 기존 후보들의 반발이 거세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대구 남구선관위에 대리인을 보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이날 기준 예비후보는 모두 9명으로, 그 중 8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검사 출신인 김 최고위원은 군위·의성·청송을 지역구로 제17·19·20대 3선 국회의원을 지냈으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정책위의장과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다. 인지도와 정치적 무게감이 높아 국민참여경선, 즉 여론조사로 후보를 선출할 경우 매우 유리한 고지에 있다. 

그러나 현지에서 출마준비중인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거센데다 대구 지역에서 활동하지 않은 게 약점이고, '당 지도부인 최고위원이 꽃길만 걸으려 한다'는 비판과 당 지도부의 '셀프 공천'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 중남구 출마예정인 도태우 예비후보는 18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공약 발표회를 하는 자리에서 김재원 최고위원의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 "광의의 86세대 다선 정치인 계열에 속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이제 그 세대들은 시대적 사명을 다했고, 피로감과 불신을 키운 정치세대"라며 우회 비판했다.

다른 예비후보들과 TK지역의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도 김 최고위원의 출마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당협위원장이 공석인 서울 서초갑과 충북 청주상당 등 일부 당협의 조직위원장을 모집했고, 여기에 대구 중남구 당협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당시 김재원 최고위원이 중남구에 응모할 움직임을 보이자 TK지역 의원들이 당의 텃밭인 대구지역 당협위원장을 이 시점에 공모하면 안 된다며 극심하게 반대한 바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서초갑과 대구 중남구 모두 사실상 텃밭이지만 서울은 현역의원이 적고 당협위원장들의 영향력이 크지 않은 데 비해 대구는 당협위원장들의 목소리가 매우 높다"며 중남구 공모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