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뉴시스
“‘깊은 우려’(21.3.25) → ‘깊은 우려’(21.9.15) → ‘유감’(21.9.28) → ‘깊은 유감’(21.10.19) → ‘우려’(22.1.5) → ‘강한 유감’(22.1.11) → ‘재차 강한 유감’(22.1.14) → ‘매우 유감’(22.1.17)”(국민의힘 선대본부)
18일 국민의힘 선대본부는 청와대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북한 미사일 발사 대응에 보인 태도를 비판하는 논평을 냈다.
이날 오전 선대본 장영일 상근부대변인은 “북한이 지난해 3월 25일부터 지금까지 8회에 걸쳐 탄도 미사일 12발을 시험 발사했다. 미사일을 쏠 때마다 청와대는 ‘긴급’ NSC 상임위를 열어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으나 결과는 참 처량하다”고 했다.
장 부대변인은 “북한 김여정이 ‘도발이라는 막돼먹은 평을 하지 말라’고 겁박하니 아무리 머리를 맞대도 쓸 수 있는 표현은 ‘우려’와 ‘유감’뿐”이라며 “‘우려’에 ‘깊은’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는데 북한이 쏴대는 미사일 위협이 점점 커진다. 더 강한 표현으로 ‘유감’이 나오고 수식어로 ‘강한’을 도입했다. 그런데도 북한은 미사일을 또 쏜다”고 했다.
이어 “기존에 쓰던 ‘깊은’이나 ‘강한’ ‘유감’은 이제 식상하다. 결국 고민 끝에 ‘매우’라는 단어를 생각해 냈다”며 “그간 NSC 상임위가 내놓은 긴급회의 결과를 보면 예전 것을 복사해 붙인 것처럼 내용이 거의 똑같다. ‘우려’와 ‘유감’을 번갈아 가며 수식어로 차별화를 뒀다”고 했다.
장영일 부대변인은 “북한이 또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하면 이번엔 뭐라 할 건가. 새로운 표현 검토회의도 아니고 NSC 상임위는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러니 북한이 미사일 시험 발사로 NSC 상임위 단어 공부시키는 것 아니냐는 자조까지 나올 지경”이라고 했다.
장 부대변인은 “북한 미사일 도발은 문재인 정권이 방치한 것에 다름이 없다“며 “적어도 NSC가 대한민국 안보를 다루는 최고의 안보협의체라면 북한 도발에 당당하게 도발이라 말할 수 있어야 하고, 북한이 감히 대한민국을 넘볼 수 없도록 강력하고도 실질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긴급’이라는 눈속임과 하나 마나 한 NSC 상임위 쇼로 더는 국민을 우롱하지 말기를 바란다”고 했다.
北 17일 발사 미사일 2발은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
북한이 17일 오전 8시 50분·54분에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추정 발사체는 ‘북한판 에이태킴스(KN-24)’로 파악됐다.
18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이 전술유도탄은 KN-24로 추정된다. 북한의 KN-24 발사는 이번이 네 번째다. KN-24는 2개의 발사관을 탑재한 무한궤도형 또는 차량형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된다. 터널과 나무숲 등에 숨어 있다가 개활지로 나와 2발을 연속 발사한 뒤 재빨리 은폐할 수 있다.
평양에서 발사하면 충남 계룡대 육해공군본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400㎞ 안팎)를 보유했다. 정점 고도는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최저 요격고도(50㎞)보다 낮아 대응이 쉽지 않다. 합참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는 약 380㎞, 고도는 약 42㎞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 기관의 계획에 따라 전날 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이 진행됐다”며 “검수사격시험은 생산되고 있는 전술유도탄들을 선택적으로 검열하고 무기체계의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의 3차 미사일 발사 당일(14일) 중동 순방을 떠난 문 대통령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현지에서 4차 발사 보고를 받고 “국가안보실장을 중심으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에 만전을 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17일 오전 9시 50분부터 10시 40분까지 긴급 NSC 상임위원회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NSC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올해 들어 네 차례나 연이어 미사일을 발사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 그 배경과 파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 UAE 드론 테러는 “강력 규탄”, 北 미사일 도발에는…
지난 17일(현지 시각)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당초 이날 무함마드 왕세제와 정상회담에 예정돼 있었으나 UAE 측의 요청으로 회담이 취소됐다.
UAE 국영 WAM 통신에 따르면 UAE 수도 아부다비 국제공항과 석유 시설이 드론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양국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았다.
‘드론 테러’ 직후 문재인 대통령은 “UAE를 비롯한 중동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행위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특히 민간인을 공격하고 생명을 살상하는 행위는 결코 용인할 수 없는 테러 행위로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