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5일, "가덕도 신공항, 기왕에 시작할 거면 화끈하게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면제시키겠다"고 밝혔다.

소위 부산경남 표밭을 다지기 위해 해당 지역을 방문한 윤석열 후보는 이날, 부산시 수영구 소재 부산시당 대강당에서 열린 지역 선대위 결의대회에서 "부산을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 세계 최고의 첨단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같은 자리에서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부 실정을 언급하며 "이 정권의 잘못된 방향 설정과 정책 결과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부담을 떠안기고 국민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지난 문재인 정권 기간 5년 동안 많은 국민이 우려했던 사안이 바로 국가 재정 건전성 악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 기간 소위 '지역균형발전'이란 미명 아래, 또 '코로나19'란 상황을 명목으로 각종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예비타당성 조사란,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검증·평가하기 위한 제도다.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도입됐다. 총 사업비 500억원 이상, 국고 지원이 300억원 이상 되는 사업은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가덕도 신공항을 추진할 경우 투입되는 사업비는 27조원이다. 이처럼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는 대형 사업이라면, 더 면밀하고, 객관적인 경제성 분석을 통해 그 타당성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과 현 집권 세력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대중영합'이라고 비판해 온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야 할 급박하고, 특별한 사유도 국민 앞에 설명하지 않은 채 "화끈하게" 운운하며 국민 부담을 가중하는 듯한 발언한 행태는 과연 타당한 것일까. 

현행 국가재정법 제38조 2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절차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는 사업을 규정하고 있으나 '가덕도 신공항 건설' 같은 경우 어느 항목에 해당하는지 특정하기 쉽지 않다. 

해당 조항 10호의 "지역 균형발전, 긴급한 경제ㆍ사회적 상황 대응 등을 위하여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에 해당할 수는 있지만, 이럴 경우에는 "종전에 경제성 부족 등을 이유로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한 사업은 연계사업의 시행, 주변지역의 개발 등으로 해당 사업과 관련한 경제ㆍ사회 여건이 변동하였거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등을 반영하여 사업을 재기획한 경우에 한정한다"고 그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윤석열 후보가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한 마디로 이전과 다른 경제ㆍ사회 여건 변동과 면제를 해야 하는 특별한 사유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