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마의 15%’를 넘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를 동시에 비판하고 나섰다.

안 후보는 지난 10일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재명 후보가 내세우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 공약에 대해 ‘포퓰리즘’과 ‘말 바꾸기’라고 했다. 

전 국민 재난지원금 공약에 대해서는 “재난을 선거에 이용하려 한다”며 “아무리 표가 급해도 나랏돈을, 국민의 혈세를, 문재인 정권 시즌 2 제작비로 쓰려 한다”고 했다.

이어 “이 후보가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가, 국민이 동의하지 않으면 못 한다고 했다가, 다시 증세 없이도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고 했다.

안 후보는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가장 피해를 보신 분께 우선적이고 집중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에 대해서는 “고갈 위기에 처한 건강보험 재정을 털어 탈모 치료를 지원하겠다고 한다”며 “임기 동안 해 먹고 튀면 그만이라는 전형적인 ‘먹튀 정권의 모습”이라고 했다.

의사 출신인 안 후보는 대신 ‘복제약 약가(藥價) 인하’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내세운 ‘5·5·5 공약(국력 세계 5위·국민소득 5만 달러·주가 5000 시대 임기 내 달성)’이 작년 11월초 자신이 발표한 ‘5-5-5 전략(5개 분야 초격차 과학 기술을 육성해 5개의 글로벌 선도 기업을 만들어 주요 5개국에 진입하겠다는 구상)’을 베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안철수 후보는 최근 윤석열 후보가 이대남(20대 남성)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공약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선대위 회의 후 취재진과 만나 병사 월급을 20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꺼내며 “부사관 월급이 얼마인지 아는가. 200만원이 안 된다. 부사관 월급, 장교 월급은 어떻게 할 건지 말해줘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이날 윤 후보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에 대한 논란을 질문받자 “종합적으로 정부 개편안을 발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만 답하며 “정부 부처라는 게 하나만 떼서 이걸 없애고 말고 이럴 문제가 절대로 아니다”고 했다.

최근 안 후보가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민주당과 국민의힘으로부터 견제를 받는 상황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안 후보에게 협력 의사를 보낸 민주당은 최근 안철수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자 안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후보 지지를 철회하는 이들이 안 후보에게 흡수되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안철수 후보 측은 청년 정책 행보 등으로 20·30세대에 거대 양당 후보와 차별화된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계획이다. 당장에 표에 도움이 되지 않아도 청년 세대가 미래에 떠안아야 할 부담과 직결되는 ‘국민연금 개혁’을 화두로 꺼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