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년 특별사면 대상자에 포함됐다고 발표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에 나선 이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며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 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해량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즉 문 대통령이 표면적으로 제시한 박 전 대통령 사면 명분은 두 가지, 국민통합과 건강상태다.  문 대통령 입장에서 박 전 대통령 사면은 지난 대선 공약에서 "중대범죄자의 경우 대통령 사면권을 제한하겠다"고 했던 발언을 번복하는 것인 만큼 적지 않은 정치적 부담이 따른다.  또 지지층의 반발도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면에 나선 것은 퇴임을 5개월여 남기고 있는 만큼 국민통합을 마지막 정치적 유산으로 남기고자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차기 대선이 3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이번 전격적 사면은 향후 정치권에 적잖은 후폭풍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는 특별사면에 내년 대선 시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다만 국민의힘은 박 전 대통령 사면이 국정농단을 환기한다는 점, 그리고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해 온 윤석열 대선 후보에게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또 야당 일각에서는 박 전 대통령 사면이 한명숙 전 총리, 이석기 전 의원 사면을 위해 물리적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