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제안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1년 유예" 방안에 대해 김부겸 국무총리와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명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당내 반발에 이어 청와대, 총리, 부총리까지 당정청이 여당 대선 후보의 정책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이재명 후보도 "대선 후에 할 수도 있다"며 한 발 물러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사안은 시장안정, 정책일관, 형평문제 등을 고려할 때 세제 변경 계획이 없다"고 했다.

하루 전인 21일 김부겸 총리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의 전화 인터뷰에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는) 정부 정책에 신뢰를 떨어뜨린다"며 "이미 도입시 1년간 유예 기간을 줬는데 지금 시기에 여유공간을 준다고 해서 그분들이(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거라는 건 조금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그러면 그때 정부를 믿고 주택을 처분한 분들이 있다. 그런 분들은 또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해서 명확한 반대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  

그는 "제도가 시행되는 건 다음 정부이기 때문에 현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청도 드리고 저희가 입법도 시도하지만 솔직히 이제 서로 동의 안 되면 그럴(선거 후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시적으로, 단계적으로 기회를 주자는 것이고 목적 달성을 위해 유연성을 조금 발휘해 보자는 것"이라며 완전히 물러날 뜻은 없음을 시사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22일 의원총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주장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이 후보를 지원하고 나섰지만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 정책의 일관성을 훼손한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 후보가 "선거 후에도 가능하다"고 발언하면서 의총에서 속도조절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