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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회

강규형 교수의 경우

적폐 청산? 신군부 때처럼 '숙정(肅正)' 하는 건 사화(士禍)적 발상

류근일  언론인, 전 조선일보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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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조합원들이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강규형 교수의 사퇴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조선DB
  "강규형 교수 역시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낙하산 인사이며 촛불명령을 기만한 적폐 세력"이라면서 "그는 과거 국정교과서 편찬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는 언론-교육의 적폐"라고 강조했다.-뉴데일리

 일부가 강규형 KBS 이사(명지대 교수)를 퇴임하라면서 그를 매도한 말이다. 한데, 인용한 기사 가운데 ‘낙하산 인사’란 말부터가 우선 괴이쩍다. 노무현 대통령 때의 정연주 KBS 사장 인사는 그러면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 국민투표로 된 사장이었나?

 공영방송 사장이나 이사직을 포함해 무릇 모든 공공부문 고위간부의 인사에선 대통령이나 여권이 의중이 두었던 사람을 쓰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다. 권위주의 시대, 보수 시대에만 그렇게 한 게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시대에도 그렇게 했다. 그런데 그걸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인가?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인사는 그렇다면 대통령-여당-운동권과 코드 맞는 사람을 쓰는 게 아니라, 하늘에서 하강한 선관(仙官)-선녀(仙女)라도 쓰고 있는 가? 김이수-김명수는 코드 인사가 아니라 드코 인사인가?
 
 ‘촛불명령을 기만한 적폐세력’이란 또 무슨 소린가? ‘촛불시위’가 있었던 건 안다. 그런데 그 시위의 명령이 무엇이었나? 박근혜 퇴진? 정권교체? 그건 안다니까. 그래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섰다. 이걸 ‘촛불명령‘이라 하겠다면 굳이 노(no)라고 해, 별 가치 없는 입씨름 할 생각 추호도 없다. 그러나 그것하고 강규형 교수가 대체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정권이 바뀌었으니 구(舊) 여당 추천으로 KBS 이사 된 사람은 물러나란 소린인 모양인데, 아 누가 영구히 그 자리에 있겠다고 했나? 강규형 교수는 2018년 8월이면 그 자리에 더 있어달라고 제사를 드려준대도 안 있을 사람이야. 그 때가 법이 정한 그의 이사직 만료시점이거던?

 뭐? 지금 당장 자진사퇴 하라고? 그건 천부당, 만부당이다. 그건 강규형 교수 본인이 안 하게겠다면 더 강요해서도 안 되고,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한다고 엿 장사 마음대로 호락호락 될 일이 아니다. 지금 그걸 강제하겠다고 저 난리 부루스인 모양인데, 사람 잘못 봐도 한참 잘못 봤다. 강규형 교수도 사회운동 깨나 해 본 사람이다. 만만히 봤다간 큰 코 작은 코 다 다치는 수가 있어. 심약한 윤 모라는 이사 겁줘서 내쫓으니까 강 교수도 그럴 수 있다고 본 모양인데, 천만에 말씀, 사람이 다르다.
 
 그리고 뭐, ‘적폐’ 세력? 그걸 누가 정하나? 지들이 ‘적폐’라고 낙인하면 그게 ‘적폐’가 된다 이 말이야? 하하하, 웃기지 말라. 이거 왜들 이래? 누구 험한 세상 안 살아본 줄 알아? 여기 있는 이 사람들 다 현대사의 수많은 정변들 거치며 완장부대 낙인 받고 두들겨 맞고 왕따 당하고 감옥도 가보며 기막힌 세월 살아온 역전 노장들이야. 지금 어따 대고 조자룡 헌칼질이야? 
 
 강규형 교수가 국정(國定) 역사교과서 편찬에 관여했으니까 그게 ‘적폐’라? 그건 ‘적폐’가 아니라 각자 의견이라는 거야. 검인정 역사교과서가 대한민국을 폄하하니까, 궁여지책으로 국정으로라도 해 대한민국 긍지사관 교과서를 만들어 보자고 한 게 ‘적폐’라? 국정 화(化)에 반대할 수는 있어, 그렇다고 그걸 무슨 도덕적-법률적 잘못을 범한 것인 양 ‘낙인’ 하고, 신군부 때처럼 '숙정(肅正)' 하는 건 다름아닌 사화(士禍)적 발상이야, 알아? 지금 무슨 ‘혁명’이라도 하는 거야? 헌법 위에 '혁명' 있어?

입력 : 2017.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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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대학원 정치학 박사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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