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기자수첩

전두환 전 대통령 영결식....장례 격식, 장지 둘러싼 인식 바꾸는 계기 되길

전직 대통령 장례 격식, 친일파 파묘 논란으로 죽은 후에도 안식 못해....화장한 후 유골 뿌리는 것 생각해 봐야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11월 27일 서울세브란스병원에서 유족들이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1월 27일 아침 전두환 전 대통령 영결식이 거행됐다. 고인의 장례가 국가장(國家葬)으로 치뤄지지 못하는 데 대해, 혹은 국립현충원(국립묘지)에 안장되지 못하는 데 대해 아쉬워 하는 사람도 많다. 물론 그게 무슨 가당찮은 소리냐고 펄쩍 뛰는 이들도 많다.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기자는 사람이 죽은 후에 장례나 장지(葬地)의 격식을 따지는 것에 대해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그런 논란이 끊이지 않아 왔다.
 
1922년 김윤식이 세상을 떠났다. 김윤식은 구한말 외부대신, 중추원 의장 등을 역임했고, 일제 하에서는 대제학, 중추원 부의장, 자작을 지냈던 당대의 정계 거물. 3.1운동 때에는 일본정부에 독립청원서를 냈다가 작위를 박탈당하기도 했다. 총독부는 김윤식을 첫 사회장으로 모시기로 하고 박영효를 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까지 조직했으나, "그런 사람을 사회장으로, 그것도 조선 역사의 최초로 모실 수는 없다"는 반대 여론이 일었다. 결국 그의 사회장은 취소되었다. 이후 첫 사회장으로 모셔진 분은 월남 이상재 선생이었다.
 
오늘날에도 그런 논란은 이어진다. 국민장이냐 국장이냐 하는 논란이 생기자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례때 부터는 국가장으로 통합됐다.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놓고도 논란이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국가장 역시 반대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
 
장지를 둘러싼 논란도 많았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사망했을 때 정부는 국립대전현충원에 모시자고 제안했으나 유족들이 반대했다. 어렵게 서울현충원(동작동)에 자리를 마련했으나 유족들이 풍수상 좋다면서 특정 위치를 고집하는 바람에 묫자리를 쓰기 어려운 위치에 성토(成土)를 해 가며 군색하게 자리를 마련했다고 한다. 그렇게 고향 호남을 사랑하고 1980년 광주에서 희생된 이들에 대해 부채의식을 느끼신다던 분이 왜 광주에 있는 국립 5.18묘지에 가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국립묘지에 국가원수 및 장성들과 다른 장병-안장자들 간에 봉분과 비석에 차별을 두는 것도 논란이 되곤 한다.
 
국립묘지에 들어갔다고 해서 안식(安息)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백선엽 장군, 김창룡 장군을 비롯한 일본군-만주군 복무 경력이 있는 분들을 '친일파'라며 파묘(破墓)를 주장하는 자들이 있다. 급기야는 민주당 의원들이 그들의 묘를 국립묘지에서 파내라는 내용의 법안을 국회에 상정하기도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도 거기에 참여했다.
 
장례의 격식이나 장지 때문에 이 세상을 떠나는 순간에도 편할 수 없고, 국립묘지에 들어가도 안식할 수 없다면, 고인이나 유족이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결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자는 중국공산정권은 혐오하는 사람이지만, 등소평, 주은래, 등영초, 왕진 등 혁명1세대들을 자신의 시신을 화장해서 그 유골을 하늘에 뿌리도록 한 것만은 높이 평가한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이들이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김종필 전 국무총리는 고향에 묘를 쓰도록 했다.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자신의 유골을 북한 땅이 보이는 전방고지에 묻어달라고 했다고 한다. 가족들은 일단 고인의 유해를 화장한 후 당분간 유골을 집에 모셨다가 장지는 추후에 결정할 거라고 한다. 고인의 유해를 강물에 뿌리거나 비행기로 하늘에서 뿌리면 좋겠지만 법적으로는 어려울 것이다. 과거사에 대한 논란에서 비롯된 것이기는 하지만, 전두환 전 대통령의 마지막이 장례나 장지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입력 : 2021.11.27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협 어부바 콘텐츠 공모전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