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에 대해 컨트롤타워 부재와 비효율적인 체제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이대로는 안 된다, 개선이 시급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재명 후보만 '죽어라 뛰고' 선대위에는 절박함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월 2일 출범식을 가진 민주당 선대위는 현역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매머드급 '용광로' 선대위다. 공동선대위원장이 무려 12명이며 위원장과 본부장 등 주요 직책에 현역 의원 3~4명이 배치된 경우도 많다. 역대 대선에서 의원 수 100명 이상인 정당이 선대위에 당 의원 전원의 이름을 올린 사례는 없다.  

민주당이 이처럼 비대한 선대위를 출범시킨 이유는 두 가지다. '명낙대전'과 경선 불복논란 등 경선과정의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목표와, 경선 득표율 50%를 겨우 넘긴 '0선 무계파' 이재명 후보의 정통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당 지도부와 이재명캠프 인사들은 이낙연캠프 인사들을 향한 삼고초려 등 전 계파가 참여하는 선대위를 구성하는 걸 최우선으로 했다.  

그러다보니 공동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 6명, 중앙선거대책본부 상황실장이 4명,  정책본부장이 4명, 후보 비서실장이 2명에 부실장이 4명 등 복수의 보직자가 많아졌다. 한 자리에 각 경선캠프 출신들을 모아 임명한 것이다.  

'용광로'를 구성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해도 이래서야 선대위가 효율성이 있을 리가 없다. 후보 관련 각종 위기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그 책임을 지울 대상마저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또 선대위의 본부장과 실장 등이 각각 자기 사람을 데려오려 하다보니 실무진 인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양정철 전 원장의 '절박함이 없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다. 당 지도부 요청에 따라 선대위에 이름만 올렸지 활동에는 관심없는 의원들도 많고, 현역 의원 상당수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위해 공천관리 등 지역구 업무에 여념이 없다고 한다.  

컨트롤타워 부재 우려에 최근 민주당 안팎에선 '이해찬 원톱' 체제로 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국민 입장에선 이해찬(더불어민주당) VS 김종인(국민의힘)이라니 지금이 2021년 맞는지 헷갈릴 법도 하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