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대장동 민관 공동개발 사업을 설계하고,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 컨소시엄을 민간 사업자로 선정하는데 역할을 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 측 남욱 변호사 사이에 ‘키맨’이라고 알려진 정 모 변호사의 실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복수의 언론은 정씨를 언급하며 “(정씨가)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정씨는 남 변호사의 대학 1년 후배로, 2014년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한 걸로 알려졌다. 정씨는 유 전 본부장이 관할하는 전략사업팀장을 맡았고, 대장동 사업 공모에도 간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월간조선》 취재를 종합하면, 정씨는 국민의힘 전신(前身)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의 비서관을 지낸 것으로 확인됐다. 정치권 일각에선 정씨가 과거 국민의힘 계열에서 활동한 점을 근거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화천대유 의혹이 ‘국민의힘과 관련 있지 않냐’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씨를 잘 아는 전직 국회의원 비서관 A씨(모 기업 근무)는 25일 본지 통화에서 “정씨는 18대와 19대 국회에서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 세 명의 비서관을 지냈다”고 전했다. A씨는 “비서관 근무 당시 (정씨는) 크게 주목 받던 스타급 보좌진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A씨는 “(정씨는) ‘스포츠광’이라 국회 보좌진 업무보다는 스킨스쿠버 등 개인 여가활동에 관심이 더 많았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정씨에 대해 비교적 잘 아는 전직 보좌관 B씨(현 변호사)는 “정씨는 당과 부합하는 뚜렷한 이념적 색채를 갖고 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히려 중도 성향으로 민주당 쪽에 좀 더 가까웠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성남도시개발공사로 옮긴 배경에도 그같은 성향이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A씨는 “정씨는 국회 업무에 큰 흥미가 없어 19대 국회를 채 마치지도 않고 국회를 떠난 것으로 안다”며 “그 뒤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입사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고 했다.

정씨의 과거 경력을 앞세워 대장동 개발을 둘러싼 화천대유 의혹을 ‘국민의힘 게이트’로 보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 A씨와 B씨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A씨는 “정씨가 정치권을 떠난 지 7~8년이 된 마당에 (화천대유 의혹이) 국민의힘과 무슨 관련이 있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B씨도 “설령 정씨가 화천대유 사건과 관련 있다고 해도 그건 그들 사이의 문제일 뿐”이라며 “정씨의 전력(前歷)만 가지고 화천대유 사건을 국민의힘과 엮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월간조선》 은 25일 화천대유 보도 등에 관한 설명을 듣기 위해 정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전화통화를 시도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