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일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선친인 ‘6·25전쟁 영웅’ 고(故) 최영섭 예비역 해군 대령이 소천 한지 딱 두 달째 되는 날이다. 

이날을 앞두고 6·25 전쟁 당시 중공군이 “한국군 5만여 명을 섬멸했다”고 기록한 금성 전투를 배경으로 중국에서 제작된 영화 ‘1953 금성대전투’(원제 ‘금강천’)가 국내에서 ‘15세 이상 관람가’로 유통이 허용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금성전투가 무엇인가. 6·25전쟁 막바지이던 1953년 7월 강원도 철원 일대에서 치러진 이 전투에서 대한민국 국군 1701명이 전사했다. 부상자 7548명, 국군 포로 혹은 실종자는 4136명명이 발생했다. 패전이었고 이 때문에 대한민국은 영토 200㎢를 북한에 넘겨줬다. 

중국은 이 전투를 그린 이 영화에 4억 위안(약 718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돈을 주고, 중공군에 의해 국군이 피 흘리는 장면이 존재할 수도 있는 영화를 관람 할 수 있는 길을 우리가 열어준 것이다. 

지난 6월 중국 공산당은 창당 100주년을 맞이해 한국전쟁(중국은 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도왔다고 해 ‘항미원조’ 전쟁이라고 부름) 참전자에게 훈장을 수여했다.

우리 국군 많이 죽인 중공군에게 중국 공산당이 수여하는 가장 명예로운 훈장 중 하나인 '7월 1일' 훈장을 수여한 것이다. 

중국은 5년마다 군사, 과학, 외교, 예술 등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인물들에게 이 훈장을 수여한다. 

중국이 이런 훈장을 줄 때 항의는 못 할망정, 한국군 피로 물들인 전투를 주제로 하는 중국 공산당 선전물을 국내에서 방영할 수 있게 허락한 것은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의 지적대로 "굴욕외교의 끝"이다. 

이 소식을 최 전 대령이 살아서 들었다면 뭐라고 했을까. 최 전 대령은 생전 기자와 만남에서  6·25전쟁 70주년 행사에 참석했던 날의 불쾌감을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당시 행사서 문재인 정부는  6·25 당시 숨진 국군 147구의 유해를 운구한 '공중급유기'에 영상을 투사하는 '미디어 파사드'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론 다른 공중급유기를 사용했다. 참전 용사의 유해를 실제 운구에 쓰인 공중급유기에서 꺼내 행사를 위해 대기 중이던 다른 공중급유기에 넣어뒀던 것이다.

당시 최 전 대령은 "유해를 함부로 다뤘다며 나라를 위해 목숨을 마친 군인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은 정부에는 희망이 없다"고 했다. 

아마 영화 상영에 대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을 것 같다. 

최 전 대령의 아들인 최재형 전 원장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영화 ‘1953 금성대전투’(원제 ‘금강천’) 상영 허가와 관련 이렇게 썼다. 

"북진 야욕에 불타는 한국군? 이게 정상입니까. (1953 금성대전투는)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념해 제작했다고 소개된 그 영화입니다. 철저히 중국과 북한의 시각으로 제작했습니다. 영화에 대한 판단과 비판은 시청자들의 몫이지만, 청소년들에게 침략 전쟁에 가담한 중국 인민군을 영웅으로 묘사한 영화를 보여주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입니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