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터넷매체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검찰총장 당시 여권 인사들을 고발하도록 사주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고발장 중간 전달자로 지목된 국민의힘 김웅 의원, 고발장 작성자로 지목된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윤석열캠프, 의혹을 보도한 기자 등 사건과 관계된 인물들이 잇달아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각자의 주장이 달라 의혹은 쉽게 풀리지 않을 전망이다.  고발장을 작성한 사람이 누구인지가 밝혀져야 윤 전 총장이 이를 '사주'했을 가능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첫 보도한 매체는 손준성 검사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고 보도해 고발장 작성자가 손 검사라는 의혹이 이어졌다. 그러나 손 검사가 이를 적극 부인하면서 매체도 "손 검사가 작성했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고 한 발 물러선 모양새댜.  

인터넷매체 <뉴스버스>는 지난 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현 수사정보담당관)으로 근무한 손 인권보호관이 지난해 4월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였던 김웅 의원에게 범여권 인사(유시민, 최강욱, 황희석)에 관한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일명 '고발 사주' 의혹을 보도했다.  

고발장에는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의 선거법 위반 관련 내용과 윤석열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씨,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담겨 있다. 후자는 윤 총장의 아내인 김건희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과 검언유착 의혹 보도 등이 명예를 훼손했다는 내용이다. 

6일 윤석열캠프는 뉴스버스 보도와 관련, 5000자 분량의 반박자료를 내놓았다.  윤 캠프는 반박자료에서 "고발장의 작성자와 출처를 밝히지 않은 음해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며 "해당 고발장은 검사가 작성했다고 보기엔 너무나 투박해 시민단체나 제3자가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성격이 다른 사건들을 하나의 고발장에 모두 담은 것이 비상식적이라고도 했다.

고발장을 손준성 검사에게 받았고 당에 전달했다고 지목된 김웅 의원은 6일 입장문을 내고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없고, 만약 전달받았다고 가정하더라도, 보도 내용에 따르면 총선이 임박한 상황인데 이를 신경 쓰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된다"며 "검찰 측에서 작성된 문건이라면 검찰에서 밝힐 일이고, 본건 자료가 진실한지 여부와 제보 목적은 제보자 측에서 밝힐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오후 언론 인터뷰에서 "(최강욱 관련 고발장은) 내가 쓴 것이 맞지만 김건희씨 관련 고발장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고발장 작성 또는 전달자로 지목된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도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근거 없는 의혹 제기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가 고발장을 작성하거나 첨부자료를 김웅 의원에게 송부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를 보도한 뉴스버스 전혁수 기자도 이날 두 차례의 라디오 인터뷰에서 입장을 밝혔다. 먼저 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 "문건을 전달받은 관계자의 텔레그램에서 해당 문건을 처음으로 확인해 최초 문건 발신인이 손 검사라는 것을 확인했다며 “확인 취재하기 위해서 김웅 의원에게 이 관련 내용을 물어봤고 김웅 의원이 굉장히 당황해하면서 ‘준성이’란 표현을 계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기자는 이날 저녁 CBS 라디오 <한판승부> 인터뷰에서 손준성 검사의 강력 대응 입장에 대한 질문에 '본인이 직접 (작성)안 했을 수는 있지만 어쨌든 손준성의 메신저를 통해 넘어온 것은 맞기 때문에 저희로서는 충분한 증거를 제시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