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과 관련, 역선택 방지조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재선의원 출신으로 국민의힘 부산 남구을 당협위원장인 이 전 의원은 3일 유튜브채널 '이언주TV'를 통해 역선택이 가능하게 될 경우 문제점에 대해 조목조목 지적했다. 그는 "일부 후보들이 본선경쟁력 운운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해서 홍준표-유승민에게 표를 찍은들 그게 본선(대선) 표로 이어지겠느냐"라며 "정당정치의 근본은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역선택 방지조항을 넣지 않으면 후보들이 민주당 눈치만 보고 정권을 비판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의원은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선거인단 위주의 경선을 하기 때문에 역선택 위험이 덜했다"며 "국민의힘이 경선에 전국민여론조사를 포함시키면서 그 폐단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그의 얘기다. "정당이 후보를 결정하는 데 전국민여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의의에 어긋난다. 하더라도 참고 수준에서 20-30%정도 반영에 그쳐야 한다고 본다. “

이 전 의원은 이렇게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가 (국민의힘 여론조사 질문을 받고) 민주당 후보 선택지 없이 국민의힘 후보 중 선택을 한다면 어떻게 되겠나.  어차피 자신이 지지하는 사람이 없으니 자신의 지지자에게 적대적이지 않은 사람, 만만한 사람을 뽑게 된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본선(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에게 투표를 하나? 절대 아니다. 그러니 국민여론조사로 본선경쟁력을 판단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 전 의원은 "당 경선은 지지자들을 결집시키는 컨벤션효과를 가져와야 하는데, 국민여론조사를 하면 오히려 당원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도 했다.

이어 최근 역선택 방지조항에 반대하는 유승민-홍준표 후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보였다. "민주당 지지자 입장에서는 윤석열 최재형은 문재인대통령에게 맞선 인물이기 때문에 싫어한다.  그러니 이(민주당 지지자)들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한다면 유승민 홍준표를 찍을 것인다. 그런데 본선에서 이들이 유승민 홍준표를 찍겠나?"

이 전 의원은 한 여론조사에서 정의당 지지자들의 유승민 후보 지지율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아래 사진) 정의당 지지자 중 야권 후보 지지자를 꼽으라고 질문했더니 유승민 지지율이 30%가 넘었고, 이런 이유로 국민여론조사를 하면 유 후보가 유리하다는 주장이 나온다는 것이다. "심상정 출마시 이들이 심상정 아닌 유승민을 뽑는다고는 볼 수 없다." 

       사진=이언주TV 캡쳐

이 전 의원은 이같은 이유로 역선택의 위험에 대해 "상대당에 잘보여야 당선이 된다는 공식이 생기면서 공격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점을 꼽았다. 정책대결이 힘을 잃게 된다는 것이다. 

그의 얘기다. "역선택을 허용하면 주자들이 대여투쟁을 안 하게 된다. 본선 가서 하면 늦다. 정권심판 프레임이 사라지게 된다. 그런 부작용이 매우 크다. (12월이나 돼야 결정되는) 본선에 가서 그때 정권을 비판하고 정권교체를 이야기한다는 건 너무 늦은 얘기다."

       사진=이언주TV 캡쳐

이어 이렇게 말했다. "홍준표 후보는 최근 '무야홍(무조건 야권대선후보는 홍준표)' 등 감각적인 캠페인과 흉악범 사형제 부활 수시폐지 등 선명한 공약들로 젊은층에 어필하고 있어서 상승세가 무섭다. 역선택에 의지해서 지지층의 반발을 사고 분열을 야기하는 것보다 명분있게 이기는 길을 택했으면 한다. 유승민 후보도 나름 경제정책에 강점이 있지 않나? 두분다 정권심판과 정권교체의 대의명분에 함께 하길 바란다."

이 전 의원은 "이런 이유로 후보들이 기회주의적인 정치에 몰리게 되는 상황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또 해결안에 대해서는 "역선택 방지조항을 당장 넣을 게 아니라 여론조사를 할 때 반반 나눠서 첫 경선, 첫 컷오프에서 시험삼아 해 본 후 결과를 분석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최종 예비후보 4명 중 1명을 뽑는 마지막 경선때는 이미 더불어민주당의 후보가 결정된 시점이기 때문에 민주당 후보와 1대1 여론조사를 해 그 결과를 최종선택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제시했다. 상대 후보 대비 경쟁력을 판단할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이라는 얘기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