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국 법무부 차관이 27일 오후, 충북 진천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우리나라에 협조한 아프가니스탄인들에 대한 정착 지원 방안을 발표할 당시의 '황제의전'이 논란이 되고 있다. 

강성국 차관이 기자들 앞에서 발표하는 가운데, 그가 비를 맞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행비서가 뒤에서 무릎을 꿇고 우산을 씌워주는 장면이 고스란히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공개돼 논란이 됐다.

그러자 강 차관은 같은 날 오후 뒤늦게 "직원이 몸을 사리지 않고 진력을 다하는 그 숨은 노력을 미처 살피지 못한 점, 이유를 불문하고 국민 여러분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는 식의 입장을 밝혔지만, 이 역시 '거짓'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관련 영상을 보면 강성국 차관은 발표에 앞서 자신이 들고 있던 우산을 수행비서에게 전달했다. 이를 건네받은 직원은 강 차관이 비 맞지 않게 하려고 옆에서 계속 받쳐 들고 있었다. "화면에 거슬린다"는 취재진의 항의를 받은 해당 직원은 화면에 잡히지 않으려고 강 차관 뒤에서 불편한 자세로 우산을 씌워줬다. 나중에는 무릎까지 꿇었다.  강 차관은 발표 준비를 하면서 뒤돌아서 우산을 받쳐 든 직원을 봤고, 정면으로 몸을 돌린 뒤에는 앞머리를 매만진 뒤 발언을 시작했다. 

그런데 여기서 든 의문은 강성국 차관이 굳이 10분 남짓 발표를 하면서 우산을 써야 했느냐는 점이다. 관련 기사에 따르면 강 차관이 충북 진천군 소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발표를 시작한 시각은 12시 40분이다. 발표와 질의응답은 약 10분 동안 이어졌다. 발표 당시 해당 지역 강우량에 대해 언론에서는 '시간당 10mm'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기상청의 '지역별 상세 관측 자료(AWS)'에 따르면 같은 시간, 해당 장소와 직선 거리로 약 8km 떨어진 충북 진천군 진천읍 성석리에서 관측한 결과에 따르면 이 지역 강우량은 시간당 4mm였다. 발표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약 10km 떨어진 충북 음성군 금왕읍 용계리의 시간당 강우량은 6.5mm였다.  한 마디로, 기존 언론 보도와 달리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인근의 강우량은 시간당 4mm~6mm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이 정도 강우량은 우리가 '가랑비(시간당1mm~5mm)라고 부르는 정도의 '약한 비'에 해당한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