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의힘 의원 부동산 투기 의혹 발표 이후 부산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23일 권익위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 발표 후 국민의힘 투기 의혹 12명 명단에 포함된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여야간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윤 의원 외에도 국민의힘 각 대선후보 캠프 소속 의원들에 대한 '고의적 조사' 논란과 PK지역 일부 '부동산 부자' 의원들과 관련된 이슈는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애초 권익위 명단 12명 중 6명은 소명이 됐다고 판단했고 나머지 6명에게는 탈당을 권고했다. 그러나 탈당권고를 받은 의원들이 반발하고 있는데다, 당 지도부가 소명됐다고 판단한 의원들에 대해서도 계속 의혹이 제기되는 상태다. 

특히 부동산 등 재산이 많은 재력가 의원들이 즐비한 PK(부산경남) 지역 정가는 혼란에 빠졌다. 12명 중 이주환(부산 연제), 안병길(부산 서-동구), 강기윤(경남 창원성산) 의원이 포함돼 있는데다 이주환-강기윤 의원은 탈당권고를 받은 상태다.

먼저 명단에 포함된 안병길 의원은 이혼 재판이 진행중이고 이번 부동산 의혹이 이와 관련된 것이라는 소명이 당 지도부에 받아들여졌다. 부산일보 사장 출신인 안 의원은 윤석열캠프 홍보본부장을 맡고 있었지만, 부정적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권익위 발표 직후 캠프 직책을 선제적으로 내려놓았다.  다만 안 의원과 이혼재판중인 부인이 지역사회에서 인지도가 있는 인물이어서 지방 정가에서는 설왕설래가 이어진다.   

또 이주환 의원과 강기윤 의원은 지역에서 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역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이해충돌방지 등에 대한 의혹이 이어져왔던 인물들이다. 

뿐만아니라 지역 정가에서는 "권익위 조사가 최근 7년동안의 부동산거래내역만을 대상으로 하면서 그 전에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가족에게 편법증여한 일부 부자 의원들이 빠져나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밖에도 부산지역 국민의힘 의원들은 현재 개인적 사정으로 의정활동 및 당내 활동이 크게 위축된 상태다. 부동산 의혹 외에도 중-영도구의 황보승희 의원이 최근 가정사 등 개인사정으로 수석대변인직을 내려놓았다. 남구갑 박수영 의원은 성매매 혐의로 면직된 보좌진을 재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당직을 내려놓았다. 부산진갑 서병수 의원은 애초 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예상돼 왔지만 공정성 여부 논란에 시달리면서 위원장직을 포기했다. 윤석열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사상구의 장제원 의원은 아들(래퍼 노엘)의 음주운전 및 SNS 논란 등으로 대선정국에서 중요하게 작용할 온라인에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부산 수영구의 전봉민 의원이 수 개월 전 불법재산증식 의혹 등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했지만, 국민의힘은 수영구 당협위원장을 공석으로 비워놓은 상태다. 당 대표 선거와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등 굵직한 선거를 잇달아 치르는 상태에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비워놓은 것은 전봉민 의원이 사실상 탈당을 하지 않은 것과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21대 국회 출범 후 부산에는 유독 재력가 의원이 많다는 의견이 이어져왔다. 21대 국회 출범 직후 초선의원 재산신고에서는 1위가 전봉민, 3위가 백종헌, 6위가 이주환 의원이었고 세 사람의 공통점은 자신의 사업체를 보유하고 있으며 부산시의원을 지냈다는 점이다.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은 부산(영도) 출신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며, 공천관리위원으로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김세연 전 의원도 부산의 재력가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