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대한민국재향군인회(회장 김진호·이하 향군)는 “8월 15일 미군 철수를 시작한 지 3개월 만에 이슬람 무장세력인 탈레반에 의해 붕괴하여 충격을 주고 있다”며 “더욱이 대통령이던 아슈라프 가니는 수도 카불이 함락 위기에 처하자 사의를 표명한 뒤 국민들을 버리고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을 탈출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권 붕괴 소식이 전해지자 카르자이 국제공항과 카불 시내는 탈출을 시도하려는 차량과 인파가 몰려 아수라장이 됐으며 지금도 수십만이 목숨 걸고 아프간을 탈출하기 위해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이 모습은 1975년 4월 30일 사이공이 함락되던 그 날을 연상케 했다”고 했다.

향군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은 전투 의지를 상실한 채 군 본연의 임무를 게을리하면서 미국이 지원하는 돈을 빼돌리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30만 정부군이 5만여 명에 불과한 탈레반의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말았다”면서 “향군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남의 일이 아니며 우리 정부와 군도 경각심을 가지고 이번 아프간 사태를 교훈으로 삼아 국민의 안보 의식을 제고하고 한미동맹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군은 “국가안보는 스스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국민의 확고한 의지에 달려있다”면서 “국민 또한 아프간 사태를 교훈 삼아 국가안보는 국민 모두의 의무이며 스스로 지켜야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있을 때만이 보장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투철한 안보 의식을 굳건히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군은 국가를 방위할 수 있는 군사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면서 “이번 아프간 사태에서 최신 장비로 무장한 아프간 정부군이 탈레반의 공세에 제대로 된 전투 한 번 못하고 항복한 것은 아프간 군대가 부패와 분열이 극심했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우겠다는 강인한 전투 의지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향군은 “아프간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군 본연의 임무인 국가방위를 위해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하여 군사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강군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했다.

또 “정부는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하게 발전시켜나가야 한다”면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이 국익이 없는 곳에서 싸우는 과거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유념해야 한다”고 했다.

향군은 “정부는 아프간 상황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동맹은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상호주의에 입각한다는 사실을 명심하여 한미동맹이 상호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전략동맹으로 발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국민과 정치지도자들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인식하여 상호존중과 가치를 바탕으로 한‧미 협력관계를 더욱 증진하고, 나아가 한‧미‧일 안보 협력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향군은 “이번 아프간 사태는 스스로 지킬 의지가 없는 나라는 동맹이 아무리 도와줘도 무너진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줬다”면서 “국가안보는 국가의 명운과 국민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진보와 보수, 여와 야, 남녀노소가 있을 수 없다. 정치권과 모든 국민이 안보 문제 만큼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 한 방향으로 국론을 결집하여 안보역량을 강화하는 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