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이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당초 테이퍼링은 일러도 내년 초로 예견됐다. 조기 테이퍼링 전망에도 증시는 상승세를 유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테이퍼링을 공식 발표하고 11월에 매입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 위원들의 인터뷰와 연설을 종합해 연준 인사 일부가 테이퍼링을 3개월 안에 시작하는 일정을 지지했다고 했다. WSJ은 또 조기 테이퍼링으로 연준에서는 예상보다 빨리 금리를 올릴 여유가 생긴다고도 했다. 

미 주식시장은 장 초반 이 같은 보도에 반응해 하락세였다. 그러다 결국 상승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0.02포인트(0.31%) 오른 3만5625.40에, S&P 500 지수는 11.71포인트(0.26%) 오른 4479.71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사상 최고치 경신이다. 다만 나스닥종합지수는 14,793.8로 전날보다 소폭(-20.1, 0.20%) 하락 마감했다. 

조기 테이퍼링 카드에도 증시가 흔들리지 않은데 대해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이날 미 경제방송 CNBC를 통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리처드 클라리다 부의장 같은 ‘빅3’가 얘기하지 않는 한 시장은 듣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테이퍼링에 시장이 무너질 일은 없다”면서 “시장의 버블을 고려하면 약간의 후퇴는 있을 수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 엄청난 유동성이 있기 때문에 주요한 붕괴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테이퍼링이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 데에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지난 2013년 ‘테이퍼링 발작’의 경험이 있는 연준이 이미 여러 차례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때와 달리 은행이 가진 유동성이 커 채권 금리 폭등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도 한 몫 한다. 

워싱턴 소재 모네터리 폴리시 애널리틱스의 데릭 탕 이코노미스트 또한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테이퍼링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더라도 국채 수익률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라면서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경기 하강 우려에 안전자산 수요가 지속되며 시장 금리 상승에 제동을 걸 것”이라고 분석했다. 

글=박지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