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낙연 전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공항 이전, 공항 부지에 스마트 신도시 건설 정책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경기 성남에 위치한 서울공항을 이전해 주택 약 7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실성이 없다는 전문가들의 지적과 이 전 대표의 안보와 부동산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는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전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주택 공급 정책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공항은 주택 약 3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면적"이라며 "강남-송파-판교의 업무 중심 벨트와 위례 신도시-성남 구도심 주거 벨트의 두 축이 연결된 인구 약 10만명 수준의 스마트 신도시가 가능하다"며 주택공급공약을 제시했다.
그는 서울 동남권 경제성장과 인구팽창으로 인해 서울공항이 현재 위치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근 지역이 대부분 국유지이고 도로와 지하철 등 기반이 갖춰져 있어 원가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했다. 공항 이전 비용은 서울공항 부지 개발이익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공항은 대통령 전용기와 국빈 전용기가 이용하는 곳으로, 이밖에 군 수송기와 정찰기 운영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서울공항은 강남에서 가까우면서 GTX-A노선이 근접해 있고 지하철 8호선과 분당선, 분당-수서 간 고속화도로,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등이 갖춰진 교통의 요충지다. 아파트로 개발될 경우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서울공항 이전 문제는 2000년을 전후해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 이명박정부 등 과거 정권때도 여러 번 거론됐지만 무산됐다. 정부와 군, 정치권의 이해관계를 해결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또 몇만 가구의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공항을 이전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문도 이어진다. 일각에서는 "정부여당은 8.4 부동산대책이나 제대로 하라"는 말이 나온다. 8.4 대책 당시 정부는 과천정부청사부지와 태릉골프장부지, 상암동 등 개발계획을 내놓았지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엮이면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 상태다. 또 서울공항 부지에 공급하겠다는 7만세대는 주택가격 안정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규모다.
서울공항의 군사 및 안보 측면 중요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온라인커뮤니티와 포털뉴스 댓글란 등에서 네티즌들은 "서울공항이 뭐하는 곳인지를 모르나", "무조건 주택공급만 한다면 인기를 얻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의문"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