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 키사스(Quizas)는 ‘그럴 수도 있겠지’라는 뜻인데 영어의 Perhaps로 번역된다. 쿠바 출신의 오스발도 파레스(Osvido Farres)가 1947년에 만든 볼레로 곡이다.

볼레로는 스페인어권의 춤이자 춤곡으로 과거 스페인 식민지였던 쿠바에서 유래한다. 템포는 왈츠나 같은 박자의 마주르카보다 더 느리다. 쿠바식 볼레로는 스페인 볼레로와 달리 2/4, 혹은 4/4박자를 취한다.

이 곡의 노랫말은 이렇다.

항상 난 그대에게 묻곤 하지요.

언제, 어디서, 어떻게라고,

그대는 늘 내게 대답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렇게 날들은 지나가고

나는 절망에 빠져만 갑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대답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대는 시간을 잃고 있는 거예요.

생각하고 생각하느라고

하지만, 그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때문이라면

언제까지라도, 언제까지라도....

아, 그렇게 날들은 지나가고

나는 절망에 빠져만 갑니다.

그런데도 그대는 대답합니다.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그럴 수도 있겠지.

노랫말이 상당히 울림이 있다. 사랑하는 이가 뜨뜻미지근한 모양이다. 그(그녀)에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와 결혼할 수 있느냐)”라고 물어도 그(그녀)의 답은 한결같다.

“Quizas, Quizas, Quizas”

많은 날들이 지나고 ‘나’는 점점 절망에 빠져든다. 그런데도 그(그녀)의 대답은 똑 같다.

‘나’는 화가 나 참을 수 없다. 그래서 이렇게 외친다.

“당신은 시간을 잃고 있는 거예요. 생각하고 생각하느라고.”

이렇게 호소하면서도 ‘나’는 “언제라도 기다리겠노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점점 절망에 빠져들고 있다.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그녀)는 “Quizas, Quizas, Quizas”라고 말한다.

이 곡의 영어 가사는 조 데이비스(Joe Davis)가 썼는데 ‘Perhaps Perhaps Perhaps’로 개사했다. 1950년대 말부터 냇 킹 콜(Nat King Cole)의 스페인어 판이 크게 인기를 끌었다. 장만옥과 양조위가 나왔던 홍콩 영화 <화양연화>(2000)의 OST에도 쓰여서 이 곡을 좋아하는 국내 팬이 많다. 세계적인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Andrea Bocelli) 역시 이 노래를 불러 화제가 됐다.

이 곡을 트리오 로스 판초스(Trio Los Panchos)도 불렀다.

이 라틴 보컬그룹은 멕시코 출생의 알프레드 힐과 튜처 나바로, 푸에르토리코 출생의 에르난다 아빌레스에 의해 1944년에 결성했다. 이후 아빌레스가 나가고 조니 알피노, 엔리케 카세스등이 그 뒤를 이었다. (두산백과 참조)

혹자는 이들 트리오를 ‘라틴 명곡의 전설적인 팀’으로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