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의원의 고민 : 월간조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94년 신계륜·임채정 전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전략기획팀으로 일하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다. 노 전 대통령 당선 후에는 청와대 국정상황실 행정관,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 대통령 공보담당 비서관을 역임했다. 퇴임 후에도 김해 봉화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을 보좌,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렸다.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에는 봉하재단 사무국장, 노무현재단 봉하사업본부장을 지냈다.

김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경남 김해시에 출마해 이만기 새누리당 후보와 맞붙어 62.4%라는 당내 전국 최다 득표율로 당선됐다. 이후 노무현 정부 시절 인연을 맺었던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행보를 시작한 때부터 대변인’, ‘수행실장’등의 역할을 맡아 보좌했다. 대선 경선 때는 문재인 후보의 대변인을 맡아 ‘문재인의 입’으로 활약했고, 대선 기간에는 문 후보의 수행단장을 맡아 24시간 밀착 수행한 것이다. 당선 직후엔 청와대에서 인수인계와 직제계편 작업을 총괄하는 동시에 임시 대변인 역할까지 맡기도 했다. 노무현 사람이었던 김 의원이 문재인 사람이 되는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의원은 현재 초선(初選)이지만 민주당 협치부대표를 맡아 당과 청와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청와대가 지난 7월 3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방문 사진은 김 의원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통령 전용기인 공군 1호기와 백악관 블레어 하우스에서 문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서 김 의원은 늘 테이블 중앙에 앉았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에 최경환 의원이 이었다면 문재인 정부에는 김경수 의원이 있다”며 “선거 캠프에서 김경수 의원과 양정철 전 부실장이 나눠 맡았던 역할을 지금 정부에서 김 의원이 합쳐서 하고 있다. 정부와 공공기관 내 주요 직책 인선작업에도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승승장구하는 김 의원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 김 의원에게 2018년 지방선거에 당의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라는 당 안팎의 권유가 이어지는 탓이다. 경남은 문재인 대통령의 고향(양산)인 만큼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지역이다. 김 의원은 2014년 6·4지방선거 때 경남도지사에 도전했지만, 홍준표 자유선진당 대표에게 패배했다. (2014년 6ㆍ4 지방선거 당시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 58.9%,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36.1%) 여권 관계자는 “당시와 지금은 분위기 자체가 다르다. 김 의원은 경남 김해을에서 당 최고 득표율을 기록한 데다가 개혁적인 이미지와 인지도가 높아 당내에서는 필승카드로 거론된다”고 했다.

하지만 정작 김 의원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활약하겠다는 생각이 강하다. 김 의원은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경남도지사 출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국회의원에 당선돼 2년도 지나지 않았는데 지금 사퇴하고 도지사에 출마하면 저를 지지해 준 김해시민에게 정치적 도의에서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이다. 경남도지사 출마는 어려운 일이다.” (≪김해뉴스≫ 2017년 7월 19일 자)

“지난해 김해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 득표율(62.4%)로 당선됐다. 의원이 된 지 2년도 안 된 시점에서 사퇴하는 것은 김해시민에 대한 도리 문제, 정치적 신의 문제로 봤을 때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워낙 중요한 지방선거이니만큼 경남 지역정치를 바꿀 수 있는 좋은 분이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경남도민일보≫ 2017년 8월 11일 자)

김 의원의 불출마 입장에도 불구, 당 안팎의 출마 압력은 강해질 전망이다. 부산과 경남을 묶는 동남권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많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 의원으로서는 여간 고민스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과연 김 의원은 어떤 선택을 할까.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