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재미있는 노래가 다 있다. ‘수색자들’이라는 이름의 밴드 더 서쳐스(the Searchers)의 ‘Love Potion Number 9.’은 경쾌하고 신나는 곡인데다 가사도 즐겁다. 이정재와 정우성이 분한 영화 <태양은 없다>(1998)의 OST에 사용되었다. 

‘potion’은 한 번 마실 만큼의 물약을 뜻하는데, ‘love potion’은 사랑의 묘약, 또는 성욕을 일으키는 약이라는 뜻이다. 

난 고민거리를 가지고 루 부인에게 갔다. 그녀는 금니를 한 집시다. 루 부인은 34번가와 Vine 거리 사이에 집이 있는데 작은 병에 든 사랑의 묘약, 일명 러브 포션 넘버 나인을 판다. 그녀에게 나는 이렇게 말한다.

난 여자들에게 차이기만 해요. (I was a flop with chics.)

1956년부터 계속 그랬어요. (I've been this way since 1956.)

내 이야기를 듣던 루 부인은 내 손바닥을 보며 이상한 주문을 외웠다. 그리곤 이렇게 말했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사랑의 묘약 제9번이야. (What you need is Love Potion Number 9.)

그녀는 바로 여기 싱크대 앞에서 그 약을 만들어주었다. 송진냄새가 나고 모양은 먹물 같았는데 나는 코를 막을 수밖에 없었다. 할 수 없이, 눈을 감고 벌컥벌컥 마셨다. (I held my nose, I closed my eyes, I took a drink.) 그러자, 사랑의 묘약에 감염된 나는 닥치는대로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I started kissing everything in sight.)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 경찰관에게 키스를 한 것이다. 아마도 그 경찰이 황당하다고 생각해서인지 그 사랑의 묘약이 담긴 병을 그만 깨어 버렸다. 그런데 (이 곡의 오리지널 버전을 부른 The Clovers는) 이 곡의 ‘앨범 버전’에서 마지막 부분을 더 추가했다.

이런 내용이다.

그게 너무 재미 있어서 다시 갈 거예요. 사랑의 묘약 제10번을 마시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해요. (I had so much fun that I'm going back again, I wonder what happens with Love Potion #10?)

이 곡은 원래 미국의 R&B 밴드 클로버스(The Clovers)가 1958년에 발표한 것인데 서쳐스가 1964년 리메이크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이듬해 미국 빌보드 Hot 100 차트에서 3위, US Cash Box Top 100 차트에서 2위를 차지했다. 영국 밴드인 서쳐스는 한때 비틀스와 함께 ‘브리티시 인베이션’(British invasion)이라 불렸다.